'지금 괴로운가?'…진우스님이 전하는 '만선동귀집 총송'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2023.09.2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모든 선(善)이 절대 근원으로 귀착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영명연수(904~975) 선사의 저작 '만선동귀집'을 강설한 책을 펴냈다.

영명연수 선사는 중국 송나라 법안종 제5대 조사이자 정토종 제6조로 아미타불의 화신이라 불릴 정도로 대승불교권에서 존중받는 고승이다. 선사는 만년에 선정일치(禪淨一致)를 주장하며 선과 염불의 겸수를 말했다. 저녁에는 늘 행도염불(걸으면서 하는 염불)을 했다고 전해진다.

영명연수 선사의 대표 저술로는 100권에 달하는 '종경록'이 있다. 총 3권 분량의 '만선동귀집'에는 '종경록'의 많은 내용이 녹아있다.

'만선동귀집'이 100권 내용을 3권으로 줄였어도 일반 대중이 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한 내용이 있다. ’만선동귀집‘ 마지막에 게송 형태의 요약본인 '총송(總頌)'이 있다.

진우 스님은 용흥사본 '만선동귀집' 소장자라는 인연으로 이 책의 번역을 시작했다. 진우 스님은 '만선동귀집'의 난해함은 걷어내고 일상생활 속에서 일으키는 마음을 어떻게 살펴보면 되는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부처님 당시의 법문은 '지금 괴로운가? 그렇다면 그 괴로움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흐름으로 일관되어 있다. 진우스님은 옳고 그름을 분별하며 성냄, 화, 분노 등 괴로움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수행인이 어떻게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시한다. 습관의 속박에서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자유로운 상태로 나아가게 하는 법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복잡하고 시끄럽다 해도 인연 연기에 따라 완벽하게 인과로 움직이고 있다. 내가 그렇게 보고 듣지 않고, 좋다 싫다 하며 분별하지 않으면 그대로 정토(淨土)이다. 보고 듣고 움직이는 것마다 묘용이 아닐 수 없다."(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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