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지엔콰징'에 중독된 대만...국내 中企 수출길도 '활짝'

정상희 2023. 10.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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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대만 고객들이 쿠팡을 통해 주문한 K-중소기업 제품들이 대만행 화물 항공기에 실리고 있다. 대만 진출 1년만에 쿠팡을 통해 대만 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이 1만 2000여곳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제공

K뷰티·K푸드·K생활용품 수출로 활약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쿠팡의 ‘원스톱’ 로켓수출로 해외 진출의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다. 대만 쿠팡앱을 통해 로켓직구(훠지엔콰징)로 판매되는 국내 중소기업 유아 쌀과자 제품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 단호박이나 고구마, 브로컬리 등 친환경 재료로 만든 유아 쌀과자 '떡뻥'이 대만 육아맘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 쿠팡이 '훠지엔콰징(로켓직구)' 서비스를 대만 시장에 론칭하면서 떡뻥 제조 업체 '내아이애'도 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내아이애 관계자는 "올 들어 8월까지 대만 로켓배송 중심으로 쌀과자 4만세트 이상이 대만에 판매됐다"며 "7~8년 전에 오프라인 현지 벤더사를 통해 대만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는 없었다"고 말했다.

쿠팡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길에 로켓 엔진을 달아주고 있다.

쿠팡이 대만에 진출해 '훠지엔콰징' 서비스를 제공한 지 1년 만에 대만 현지에 제품을 수출한 중소기업이 1만2000곳을 넘어섰다. 중국의 경기 둔화 여파로 인한 수출 감소,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시장,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의 어려움을 뚫고 쿠팡의 로켓에 올라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는 중소기업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소비재 수출 중기 25%, 쿠팡으로 해외 진출

12일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대만 시장에 로켓직구·로켓배송을 론칭 후 1년이 채 안 된 올 9월 말 기준 쿠팡을 통해 대만에 진출한 중소기업이 1만2000곳을 돌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수출한 국내 소비재 중소기업 수는 4만2592곳으로, 쿠팡을 통해 대만에 진출한 중소기업 수가 1만2000곳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약 28% 수준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전체 소비재 수출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쿠팡으로 수출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는 뜻이다.

쿠팡은 한국에서 입증한 빠른 로켓배송 모델을 대만 현지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평가를 받는다.

로켓직구는 통상 배송에 3주가 소요되는 타 직구업체와 달리 690대만달러(한화 약 2만88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익일 대만행 첫 비행편을 통해 빠르게 무료 배송하고, 현지 로켓배송도 195대만달러(한화 약 8150원) 이상 구매하면 다음날 무료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만 판매 카테고리가 1년 만에 뷰티·패션·생활용품·주방용품·가전·유아용품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되면서 중소기업들의 수출 범위도 넓어졌다. 쿠팡 앱은 폭넓은 셀렉션·합리적인 가격·빠른 배송으로 지난 2·4분기부터 대만 쇼핑앱 다운로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쿠팡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길을 열었다고 평가 받는 이유는 현재 대만에서 팔리는 수백만개 제품 가운데 70%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라서다. 쿠팡을 통한 중소기업 수출이 늘어나면서 대만 수출 물량은 올 들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수출 절차 쿠팡이 '원스톱' 지원...'성장세 폭발'

K뷰티·K푸드·K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의 중소기업들은 쿠팡의 '원스톱' 로켓수출로 해외 진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현지 인력 채용이나 법인 설립, 영업에 각각 공을 들여 수출을 성사시켜왔다. 하지만 쿠팡 대만의 경우 쿠팡이 통관부터 재고관리·로켓배송·고객 응대를 모두 전담하면서 기업이 더 이상 수출을 위해 '각개전투'를 할 필요가 없다.

젤네일 상품을 만드는 경기도 성남 바르고코스메틱 황서윤 대표는 "많은 비용이 드는 박람회 참여나 현지 기반 영업 등이 필요 없어졌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올 들어 현재까지 대만 매출이 70배 가량 뛰었고, 현지 인기에 힘입어 올해 6억원대 중반 매출을 예상한다"고 했다. 마스크팩 업체 지피클럽은 지난해와 비교해 대만 매출이 10배 늘면서 중국 수출 하향세로 대안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쿠팡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식품 스타트업 우주창고는 창업 3년 만인 지난해 쿠팡을 통해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했고, 가성비 홍삼 제품의 현지 인기에 힘입어 향후 3년 안에 연 매출 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처럼 쿠팡의 대만 진출이 청신호를 보이자 중소기업들은 자체 수출 인력과 생산설비를 보강하는 등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유아 물티슈 업체인 순수코리아 양칠식 대표는 "최근 쿠팡 대만 매출이 전체 회사 수출 비중의 50%에 도달했다"며 "대만 수출인력과 신규 생산설비에 10억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마스크팩 업체인 방앗간화장품은 지난해와 비교해 현재 대만 매출이 50%가량 늘었고, 최근 대만 수출전담팀을 포함해 12명을 신규 채용했다. 유아침구업체 데코원은 과거 대만 현지 오픈마켓에 진출했다가 매출 부진으로 철수했지만 최근 쿠팡으로 재수출을 가동했다.

해외 진출 애로사항이 많은 소비재 중소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나고, 단일 유통기업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대거 해외에 진출한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쿠팡의 대만 진출 사례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의 대만 수출은 해외 진출이 정체된 수많은 소비자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판로 개척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한국 경제의 새로운 수출 엔진으로 도약하는 모멘텀을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쿠팡 #대만 #훠지엔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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