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O 첫 한국인 단원 이재원 “새 수석지휘자 메켈레에 대한 기대 커”
“시간이 참 빠르네요. 벌써 8년이라니. 지휘자와 프로그램, 홀, 관객 모두가 좋아서 정말 특별한 연주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1888년 암스테르담의 공연장 콘세르트헤바우가 개관할 때 전속 오케스트라로 창립된 RCO는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R. 슈트라우스, 말러, 스트라빈스키도 지휘한 바 있고, 마리스 얀손스와 다니엘레 가티 등이 수석(상임)지휘자로 이끌었던 명문 악단이다.
RCO 역사상 첫 한국인 단원인 이재원은 제2바이올린 제2부수석을 맡고 있다. 그는 8세 때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간 후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을 졸업했고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객원 단원과 서울시립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부수석을 거쳤다. 2016년 RCO에 입단한 뒤 2018년 핀란드 방송교향악단으로 옮긴 오보이스트 함경(30)과는 서로 많이 의지했었다고 한다.
이재원은 RCO만의 특별한 점으로 ‘음향’을 거론했다. “(RCO는) 콘세르트헤바우홀이 개관한 1888년 창립된 후 오늘날까지 같은 홀에서 활동해 왔어요. 그 모든 게 이 홀에서는 더 아름답게 들린다고 할 만큼 이 홀의 어쿠스틱(자연 음향)은 특별합니다.”
그는 25개국 출신 100여명의 RCO 단원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선 “단원 모두가 무대 위에서 같은 감정과 에너지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드리는 것(연주)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했다. 아울러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단원들이 ‘세계 최고 (악단이)’라는 수식어 보다는 (RCO 소속으로서 하는) 연주 자체의 가치에 더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RCO는 2018년 다니엘레 가티가 성추행 혐의로 물러난 뒤 수석지휘자가 없는 상태다. 젊은 스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7)가 2027년부터 악단을 이끄는 것에 단원들의 기대감이 적지 않은 이유다. 메켈레는 지난해부터 RCO의 ‘아티스틱 파트너(예술적 동반자)’로 매년 5주 이상 지휘한다. 이재원은 “(수석지휘자가 없는 게) 벌써 5년이 넘었다. 공석이 길어질수록 (악단 분위기가) 무거워지고, 그런 만큼 (새 지휘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시즌부터 메켈레의 지휘 아래 오케스트라가 점점 단합해 가는 기분이다. 이 인연의 미래는 두고 봐야겠지만, 단원 모두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 지휘대에 서는 루이지에 대해서도 “악보 해석과 디테일(작은 것 하나)에도 꼼꼼하면서도 오케스트라를 압박하지 않고 자유롭게 놓아 주는 지휘자라 (함께 하는 공연이) 기대 된다”고 했다. 루이지와 RCO는 베버 ‘오베론’ 서곡,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협연한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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