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유니콘’ ‘청년 사다리 통장’…사회적 경제에 꽂힌 경기도 [밀착취재]

오상도 2023. 10. 12.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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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도청 옛 청사에서 ‘사회적경제 쇼케이스’ 개최
앞 안 보이는 CEO, 귀 안 들리는 직원들 런웨이 올라
임팩트 유니콘 100개, 공공·민간 우선구매 1조원 등
기회사다리 금융 통장…저금리 대출, 우대금리 저축

경기도가 사회 가치와 시장경제의 괴리를 보완하기 위한 ‘사회적 경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00년대 유럽에서 처음 등장한 협동조합 개념에 기반을 둔 사회적 경제를 사회 문제 해소를 위한 도정 담론으로 확대한 것이다.

경기도는 11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옛 도청사에서 유니콘 기업 100개 육성을 선언한 ‘사회적 경제 쇼케이스’를 열어 공공 부문과 시장경제가 공생할 수 있는 가치 실현을 강조했다.
11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옛 청사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쇼케이스’에서 김동연 지사가 혁신생태계에 관해 강연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2026년까지 임팩트 유니콘 기업 100개 육성

‘세상을 더 이롭게-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큰 걸음’이란 표어를 내건 행사에선 도내 사회적 경제 기업 대표들이 모여 패션모델처럼 런웨이를 걷고,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보기 드문 모습을 연출했다.

‘앞이 안 보이는’ 업체 대표는 ‘귀가 안 들리는 직원들’(구두만드는풍경 사회적 협동조합)과 함께 직접 만든 수제구두를 신고 고요 속에서 무대 위를 누볐고, 40년간 떡을 만들며 지역사회와 수익을 나눠온 ‘요리사 어벤저스’(웬떡마을 영농조합법인)가 뒤를 이어 등장했다. ‘엄마나라의 언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나누는 베트남 엄마들(㈜크레몽) 등 모두 18개 기업 대표와 직원들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돌봄 분야의 대표적 사회적 경제 조직인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성공담을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김영림 이사장이 전했고, 기존 수동 휠체어에 모터를 달아 바깥 길 상황에 따라 전동이나 수동으로 간편하게 이용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뒷얘기를 ‘토도웍스’의 심재신 대표가 공개했다.

행사에는 유관기업과 학계 연구자 등이 참석해 관심을 드러냈다. 

무대에 오른 김동연 지사는 2026년까지 실현할 사회적 경제의 비전을 내놓았다. △‘임팩트 유니콘 기업’ 100개 육성 △성공한 사회적 경제 기업 모델의 프랜차이즈화 △공공·민간기업과 함께 ‘우선구매 1조원 시장’ 조성 △사회적 경제 현장에 300억원 투입 등을 제안했다.
임팩트 유니콘 기업은 매출액 100억원 이상이거나 기업가치 500억원 이상인 사회적 경제 기업을 도가 일컫는 말이다. 도는 1000억원 규모의 임팩트펀드도 조성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사회적 경제는 이념이나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경제이고 우리 삶의 현장”이라며 “공공과 시장에서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미래의 먹거리,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경제의 핵심은 사람 중심 가치”라며 “도민 누구나 희망으로부터, 기회로부터 소외돼서는 안 된다. 오늘 발표한 사회적 경제 4대 비전을 통해 혁신생태계가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김동연 “사회적 경제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새로운 성장동력”

본행사 직후 경기도 사회적 경제위원회가 주관한 비전포럼에선 복잡한 사회 문제를 다양한 영역의 주체가 협력해 성과를 내는 ‘콜렉티브임팩트’가 발표됐다. 올해 경기도사회적경제원에서 대기업-공공기관-사회적경제조직 공동사업으로 추진하고, 한국도자재단이 참여한 ‘재활용놀이터’와 SK텔레콤과 함께하는 ‘인공지능(AI) 효캠퍼스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11일 경기 수원시 광교청사에서 열린 기회사다리 통장 전달식에서 김동연 지사(왼쪽 두 번째)가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는 김 지사 취임 첫해인 지난해 12월 말 조직개편을 거쳐 사회적경제국을 신설하고, 전담 공공기관으로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을 출범한 바 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수원시 광교 도청사에서 김 지사와 이승열 하나은행장, 시석중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도내 청년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청년 기회사다리금융 통장’ 전달식이 열렸다.

민선 8기 대표 공약인 기회사다리 통장은 만 25∼34세 청년이 자산·소득과 관계없이 스스로 신용 이력을 쌓도록 설계됐다. 하나의 계좌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저금리 대출과 우대금리 저축을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이 대출하고 경기신용보증재단이 보증하는 식이다.
11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옛 청사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쇼케이스’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도 관계자는 “긴급한 생활비나 취업활동비 등이 필요한 청년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1차로 이달 20일부터 신청을 받아 총 6만명에게 3000억원 규모를 지원할 계획이다. 1차 공급 결과를 분석해 내년 하반기에 추가 공급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청년들을 도와주는 금융상품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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