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확장억제 의구심 해소 못하면 비확산체제 붕괴…핵전략 개선해야"

김현 특파원 2023. 10. 12.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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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블레이저 AEI 연구소 연구원 '더힐'에 기고문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도착한 B-1B 모습. (미 태평양공군 제공)2022.10.23/뉴스1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의 한 전문가가 한국의 자체 핵무기에 대한 관심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확실한 담보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의 핵전략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카일 블레이저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11일(현지시간)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개선된 '전역핵(theater nuclear)' 옵션과 미사일 방어 체계에 대한 요구가 서태평양 지역에서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역핵은 전면적인 핵전쟁이 아닌 규모가 작거나 한정된 지역에서 사용하기 위한 핵무기를 일컫는 말로, 통상 전략핵과 전술핵 사이의 사정거리 500~4000마일(약 800~6440㎞)의 중·단거리 핵무기가 포함된다.

블레이저 연구원은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팔라우 대통령이 공중 및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영구 배치를 요구했다며 "이는 핵무기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에 잇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종합해 보면, 이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스럽고, 안타깝게도 지속적인 신호"라며 "이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억제 실패와 역내 비확산 체제의 완전한 붕괴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태평양에서 신뢰할 수 있는 미래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핵 강압에 맞설 보다 포괄적인 전역핵과 미사일 방어태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군사비 지출 둔화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중대하고 지속적인 전략 미사일 공격에 대한 '물샐틈 없는' 방어막을 구축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중국의 전역핵 역량의 급격한 증대를 감안하면 (미국이) 그러한 수준에서 압도적 우위를 달성하는 것은 중기적으로 여전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더 이상 현재의 전역핵 옵션과 미사일 방어체계의 혼합에 의존할 수 없다"면서 "전역핵은 중국 본토에 위험이 평가된 목표물을 안정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신뢰성과 생존가능성, 내구성이 부족한 이중 용도 항공기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진 배치 타격 시스템과 무기 시설은 현재 유럽에 국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억제력 격차는 역내 미사일 방어 구조로 인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이 구조는 개선되고 확장되며, 역내 파트너들과 보다 깊이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긴장하는 파트너들을 안심시키고 불안해하는 중립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미국은 평시와 전시에 재래식 작전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핵에 기반한 재래식 작전 수행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한 어떤 형태로든역내 파트너들의 지원 의지는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레이저 연구원은 "미국 스스로가 전역핵 강압에 맞서기 위한 결의를 필요로 한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공식적 정책과 그의 행정부가 필요한 자원과 능력에 열망을 맞추는 데 엄청난 실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네 차례나 양안 분쟁에 개입했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역내 억제력을 신뢰성 있게 개선하기 위해선 (유사시 미국) 본토를 지킬 수 있는 첨단 대탄도 요격 무기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결여돼 있다면 역내 파트너들이 미국의 안전 보장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라고 밝혔다.

그는 또 통상 전역핵 무기 증강은 핵전쟁에 대한 긴장고조의 경로를 갈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이 핵역량을 비약적으로 키우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중국이 손쉽게 핵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레이저 연구원은 "미국은 보다 경쟁력 있는 공격·방어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철벽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환상에 불과하며, 저층 미사일 방어 탐지 시스템과 첨단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시스템, 이지스 등을 다층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또 유사시 대응할 수 있는 공격 체계와 관련해 "한층 안정적이고 생존 가능한 시스템에서 발사할 수 있는 타격 옵션을 확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해상발사핵순항미사일(SLCM-N)의 적극적인 활용을 주문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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