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엑스포 유치 ‘중동 변수’ 슬기롭게 대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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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주민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우디의 리야드가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권을 놓고 부산과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도시이다 보니 이번 사태가 국내 경제는 물론, 엑스포 유치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다른 각도에서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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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주민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쟁 나흘째인 지난 10일 마무스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논의에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아랍권 맹주인 사우디는 최근까지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수교를 추진해왔으나, 이 협상도 잠정 중단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사우디의 팔레스타인 지지가 전쟁에 미칠 파장에 주목한다. 우리라고 다르지 않다. 다만 사우디의 리야드가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권을 놓고 부산과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도시이다 보니 이번 사태가 국내 경제는 물론, 엑스포 유치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다른 각도에서 관심이 쏠린다.
오는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를 48일 앞둔 11일 현재 투표권을 쥔 182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정상 혹은 정상급 인사를 직접 만나지 않은 나라는 수십 개국에 그친다. 윤석열 대통령은 외국 정상의 방한 혹은 현지 순방으로 총 91개국을 접촉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05개국이다.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151개국을 돌았다. 그동안 미적이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로부터 부산 지지를 끌어냈고, 중국도 공개적인 지지국 언명을 삼가는 방식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아프리카 태평양도서국 서인도제도 등 캐스팅보트를 쥔 나라에 대한 공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전에 득이 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례만 봐도 그렇다. 유치전 초반엔 러시아 모스크바가 압도적으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신청서를 자진 철회했다. 우크라이나 오데사는 실사까지 받았지만 전쟁 벽을 넘지 못했다. 사우디는 이미 인권 탄압 등으로 서방 비판대에 선 상황이다. 설사 일부가 사우디를 한때 지지했더라도 중동 전쟁이 시작된 이상 그 의사를 관철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로마가 있는 한 사우디에서 돌아선 서방을 모두 한국 편으로 낙관해선 안 된다. 우리가 공 들이는 아프리카나 동남아에는 무슬림 국가가 많아 이들이 사우디 쪽으로 뭉칠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보다 치밀한 표 계산이 필요해졌다.
사우디는 2034년 월드컵 유치를 선언했다. 이로써 2025년 오사카·간사이엑스포 때문에 2030년 부산은 힘들 것이라던 불길한 전망이 상쇄됐다. 사우디가 추진 중인 40조 원짜리 네옴시티 수주전 진행 과정도 관심사다. 여기에 참여하려는 국내 대기업이 많아 일정 부분 엑스포 유치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어서다. 크고 작은 변수는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다. 부산에 유리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남은 기간 시나리오별 전략을 가다듬어 회원국들을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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