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떠나는 시집간 딸, 예고된 영원한 이별… ‘딸바보’ 아빠의 슬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화 '팔도강산'(1967년)에서 노부부는 1남 6녀의 자식들을 만나려 전국을 일주한다.
전통사회에서 시집간 딸을 '출가외인'으로 치부했다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달라지지 않았다.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더 웨일'(2023년)에도 딸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가 나온다.
영화에도 시의 늙은 소처럼 딸 가진 아빠의 마음을 나타내는 상징이 나온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더 웨일’(2023년)에도 딸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가 나온다. 찰리는 울혈성 심부전으로 죽음이 목전에 이르자, 이혼 뒤 양육권을 빼앗겨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딸 엘리를 집으로 부른다. 아빠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 엘리는 고약하게 굴지만, 찰리는 낙제한 딸의 글쓰기를 도우며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상처를 지닌 찰리는 폭식으로 스스로를 학대하며 은둔하지만 딸에 대한 믿음만큼은 끝내 내려놓지 않는다. 새들을 위한 모이를 창가에 내놓곤 딸이 쓴 소설 ‘모비딕’에 대한 에세이를 반복해 읽으며 위안을 얻는다.
영화에도 시의 늙은 소처럼 딸 가진 아빠의 마음을 나타내는 상징이 나온다. 고래는 딸과의 화해를 통해 구원받고 싶은 찰리 자신을 상징한다. 시에 나온 새는 딸과 함께할 수 없는 아쉬움의 투영이라면 영화의 새는 자기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딸을 낳은 것이라는 찰리의 희망 찾기와 연결된다.
찰리만큼 절박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시인 역시 딸과 이별하며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시인의 간절한 딸 생각이 옛 아빠들의 딸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임준철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서구청장에 野 진교훈 당선…김태우에 17%p 차 압승
- [김순덕 칼럼]‘대통령 리스크’, 국힘은 말 못하는 선거 후유증
- 이스라엘 지상군 진입 임박… 탱크 접경 집결
- ‘1박 260만 원 출장’ ‘회사 상대 알박기’… 공기업 기강 이래서야 [사설]
- 9·19군사합의 효력정지, 득실 면밀히 따지라 [사설]
- ‘검단 부실’ 책임진다더니, 이제와 ‘네 탓 공방’하는 LH-GS [사설]
- 한동훈, 이재명 겨냥 “김경수, 안희정도 영장 기각 후 중형 받고 수감”
- “中, 수감된 탈북민 600명 강제북송… 신생아·임산부도 포함”
- 尹 “중동 사태, 국민 피해 없도록 경제·안보 철저 대비하라”
- 與 “9·19합의, 대북 안보태세 저해” 野 “파기땐 北도발 빌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