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평가 내신 논-서술형 시험, 학부모 민원 넘쳐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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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한 다음 날인 11일 학교 현장에서는 논·서술형 평가 강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앞서 교육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논·서술형을 도입하는 것은 아직 학생들이 준비되지 않았다. 사교육만 부추길 것"이라며 "내신에서 먼저 논·서술형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내신 '상대평가'를 유지하면서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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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에 영향도 없고, 완전 절대평가인 중학교 서술형 평가조차 채점 문제로 학부모 민원이 잦습니다. 입시와 직결되는 고등학교에서, 그것도 상대평가로 서술형 평가를 한다고요? 걱정이 됩니다.”(서울 A고 교사)
교육부가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한 다음 날인 11일 학교 현장에서는 논·서술형 평가 강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앞서 교육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논·서술형을 도입하는 것은 아직 학생들이 준비되지 않았다. 사교육만 부추길 것”이라며 “내신에서 먼저 논·서술형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 중2가 고1에 진학하는 2025년부터 ‘논·서술형 100%’로도 내신 평가가 가능하도록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내년에 개정하기로 했다.
일선 교사들도 학생의 사고력을 키우는 데에는 5지선다형보다 논·서술형이 적합하다는 데 동의한다. 문제는 내신 ‘상대평가’를 유지하면서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서울 B고 교사는 “논·서술형 평가는 정해진 정답이 없다. 그런데 억지로 상대평가를 해서 무조건 등급을 나누라고 하니 평가 기준에 대한 민원이 넘쳐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은 수업시간에 언급한 단어나 내용이 들어갔는지 여부를 채점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방의 한 고교에서는 지난해 영어 서술형 시험을 풀 때 수업시간에 배우지 않은 단어를 썼다가 학생이 감점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원래 써야 하는 단어와 똑같은 의미를 가진 ‘동의어’를 쓴 것. 학생 측은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결국 정답으로 인정됐다. 학부모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서술형 평가 감점을 받았을 때 관련 과목 전공자,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라”, “국민신문고 민원을 작성하라”, “교육청에 외부 자문 검토를 요청하라” 등의 대응 요령까지 나돈다.
특히 요즘 학생들은 읽기, 쓰기 능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논·서술형 평가가 확대된다고 하니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 독서학원은 개편 시안 발표 다음 날 “제대로 된 독서 방법으로 논·서술형에 강한 아이로 키워 드리겠다”고 광고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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