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수퍼카’ 모는 2040, 5년새 4배로... 증가율 가장 높은 지역은

정한국 기자 2023. 10. 1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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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소비 열풍 이끄는 ‘영리치’
지난달 서울 강남구 한 전시장에 마련된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SV 차량. /람보르기니서울 제공

올해 1~9월 국내에서 1억원 넘는 고급 수입차를 구매한 40대 이하 소비자가 5년 사이 4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개인 소비자의 전체 수입차 판매 증가율(16%)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전통적으로 고가 수입차 텃밭으로 꼽히던 서울 강남권만의 얘기가 아니다. 삼성·현대차·포스코 등 대기업이 가까이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나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명품이나 하이엔드(최상급) 전자제품 등 초고가 소비에서도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

자동차·유통 업계에서는 과거 특정 지역의 일부 부유층 위주로만 이뤄지던 초고가 소비가 최근엔 ‘2040′ 신(新)소비층으로 확산하고, 소비 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수억~수십억원을 버는 젊은 유튜버·일타 강사·웹툰 작가들이 등장하고, 최근 수년간 부동산·주식·가상화폐 등 자산 가격 폭등, IT·게임 업계에서 벌어진 고액 연봉 스카우트·스톡옵션 등으로 목돈을 벌어들인 ‘영 리치’(젊은 부자)가 많이 늘어난 게 이유로 꼽힌다. 소셜미디어 등으로 인한 일종의 과시 문화가 확산하며 고가 제품 소비에 적극적인 20~40대가 늘어난 점도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래픽=양진경

◇1억 넘는 수입차 구매, 인천 연수구가 서울 송파구 앞서

11일 한국수입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9월 1억원 넘는 수입차를 새로 구매한 40대 이하 개인은 2886명이었다. 지역별로 서울 강남구(263명)·서초구(203명)·송파구(155명) 3곳에 주로 몰려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1만2162명으로 321% 늘었는데 지역별로 강남구(581명)·서초구(404명)에 이어 인천 연수구(345명)와 경기 화성시(335명) 순으로 많았다. 연수구와 화성시는 2019년엔 각각 55명, 63명에 그쳤는데 5년 새 5~6배가 되면서 송파구(327명), 판교가 있는 분당구(310명)를 앞질렀다.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곳으로, 최근 10년 새 삼성바이오로직스, 포스코엔지니어링, 코오롱글로벌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입주하면서 젊은 직장인이 대거 자리를 잡았다. 연수구에 주민등록한 주민들의 평균 나이는 40.8세에 불과하다. 화성시도 비슷하다. 동탄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삼성전자 화성·평택사업장, 현대차 남양연구소나 기아 화성공장 등으로 출퇴근하는 이가 많다. 이곳도 평균 나이가 38.8세로 젊다. 한 수입 고급차 브랜드의 한국법인 대표는 “서울 외 지역에 사는 대기업 근무자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가처분 소득이 높다”면서 “30~40대는 화려한 차로 자기를 표현하는 데 더 적극적이라 집중 공략 대상”이라고 했다.

다산신도시 등이 들어선 남양주시(180명)나 광교신도시가 있는 수원시 영통구(179명)에서 최근 젊은 초고가 소비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 해운대구(275명), 대구 수성구(204명) 등 전통적인 부촌이 강세였다.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한 전시장에서 부분변경해 공식 출시된 신형 포르셰 카이엔 터보 GT 모델. /포르셰 제공

◇백화점도 젊은 소비자 많은 판교·동탄 급부상

유통 업계에서도 이런 ‘영 리치’의 소비 파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전국 16개 점포 중 매출 1위는 압구정점이 아닌 경기도 성남 판교점이다. 작년 1조4532억원 매출을 거뒀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IT 기업들이 대규모로 입주해 있어 전체 고객의 50%가량이 20~30대다. 현대백화점의 ‘2030 VIP’ 라운지가 판교점과 여의도 더현대서울에만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 화성시에 있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작년 매출이 4475억원으로 전년보다 90%가량 늘었다. 신세계 광주 아트&사이언스점에 이어 작년 전국 백화점 매출 증가율 2위였다. 전체 매출에서 20~40대 비율이 70%가 넘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 경기 용인시, 대전 점포를 중심으로 20~30대 VIP 고객 비율이 2019년 18%에서 2022년 25%로 늘어나자, 최근 연 400만원 이상만 써도 VIP가 되는 ‘레드클럽’을 만드는 등 영 리치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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