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하마스 인질 150여명 가족들 "가슴 찢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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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면서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 150여명의 가족들은 전쟁 닷새째를 맞아 "가슴이 찢어진다"며 각국 정부에 사랑하는 이들을 구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 남부의 테크노파티에 갔다가 하마스에 끌려간 22세 샤니 룩의 모친은 11일(현지시간)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독일 정부가 빨리 행동에 나서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샤니 룩은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테크노파티에 갔다가 하마스에 붙잡혀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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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면서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 150여명의 가족들은 전쟁 닷새째를 맞아 "가슴이 찢어진다"며 각국 정부에 사랑하는 이들을 구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 남부의 테크노파티에 갔다가 하마스에 끌려간 22세 샤니 룩의 모친은 11일(현지시간)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독일 정부가 빨리 행동에 나서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우리 샤니가 다시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오도록 도와달라는 독일 전체에 대한 절망에서 나오는 호소"라고 말했다.
샤니의 모친에 따르면 샤니는 머리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가자지구 북부 병원에 있으며, 위독한 상황이다. 그는 관할 문제에 대해 싸우기보다는 샤니를 가자지구에서 구출하기 위해 빠르게 행동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샤니 룩은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테크노파티에 갔다가 하마스에 붙잡혀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진 동영상을 보면, 하마스 대원들은 그를 반벌거숭이 상태로 엎드린 자세로 다리를 돌려놓고, 트럭 짐칸에 실어 끌고 갔다. 한 대원은 그에게 침을 뱉었다. 독일 국적인 그의 모친은 문신을 보고 그를 알아봤다.
샤니 룩은 여러 차례 독일 라벤스부르크의 할머니, 할아버지 집을 방문해온 이스라엘-독일 이중국적자다. 샤니 룩을 비롯해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독일 국적자는 5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이중국적자다. 룩씨 외에 인질로 잡힌 외국인은 최소 15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85세 여성인 야파 아다르씨는 지난 7일 가자지구 인근 니르오즈 키부츠에서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갔다.
손녀 아드바 아다르씨는 독일 슈피겔과의 전화통화에서 "7일 오전 8시에 우리에게 마지막 문자메시지를 보낸뒤 할머니와 연락이 두절됐다"면서 "같은 날 오후 5시에 이스라엘군이 할머니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모든 게 파괴됐고 할머니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아다르씨의 가족들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하마스가 아다르씨를 가자지구 골목길 사이를 끌고 다니며 납치를 축하하는 영상을 발견했다. 이 영상은 트로피처럼 전 세계를 돌고 있다.
아드바씨는 "할머니인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다면 차라리 좋겠지만, 할머니 얼굴인 게 너무 명확하다"면서 "할머니에게 약 없는 하루는 아픔으로 가득 찬 하루로, 할머니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매일 SNS에 할머니 영상이 있는지 찾고 있다. 살아있다는 신호만이라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이 할머니를 풀어줬다는 얘기가 돌았는데, 잘못된 소식이었다"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룩씨나 아다르씨 외에도 하마스에 가족들이 인질로 잡힌 이들 중 많은 이들이 공개적으로 나서 주의를 이끌고, 자국 정부에 압박을 높이려 하고 있다.
하지만, 각국 정부도 운신의 폭이 좁다.
끔찍한 기습공격 이후 협상은 우선 선택지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먼저 군사적 성공을 거두려 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하마스도 모순된 행태를 보인다. 인질 교환 요구에 이스라엘의 공습 1회당 1명씩 죽일 것이라고 협박했다.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투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르하르트 콘라드 전 독일 연방정보부(BND) 요원은 "아이나 여성 등 숨진 일부 이스라엘 인질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협상을 담당했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인질들에 관한 소식은 이미 보도됐다. 그는 당분간 긴 시간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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