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민주당 새 원내대표의 과제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2023. 10. 1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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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홍익표 의원이 선출된 지 16일이 됐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9월2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 중인 비상상황에서 선출됐다.

이 때문에 주변 동료나 국민들로부터 따뜻한 축하인사나 원내대표의 과제에 대한 덕담을 충분하게 듣지 못했다.

왜냐면 민주당은 애초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겼기 때문에 반대자를 해당행위자로 몰아 징계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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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홍익표 의원이 선출된 지 16일이 됐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9월2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 중인 비상상황에서 선출됐다. 이 때문에 주변 동료나 국민들로부터 따뜻한 축하인사나 원내대표의 과제에 대한 덕담을 충분하게 듣지 못했다. 이 부분은 아쉬운 대목으로 늦게라도 의견청취가 필요하다.

홍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민주당이 하나의 팀이 돼 이 대표와 함께 총선승리의 동력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계파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을 볼 때 '원팀'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사라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즉, 이 대표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구속위기를 넘겼지만 이미 진행 중인 선거법 재판을 비롯해 이 대표 앞에 줄줄이 놓인 공판일정은 사법리스크 본격화에 따른 비명계와 친명계의 싸움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홍 원내대표 앞에는 어렵고 무거운 과제가 많다. 가장 우선할 것은 무엇일까. 선거승리에 필요한 중도지지층의 확장을 생각한다면 계파갈등을 수습하고 당내 화합을 위한 탕평책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구치소에서 나오며 정치권에 한 "전쟁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당 내부부터 탕평책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는 비명계에 대한 탄압을 중단시키는 일이고, 둘째는 합리적인 공천개혁안을 제시하는 일이다.

현재 친명계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투표자를 색출해 해당행위자로 몰아 징계한다는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도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에 대한 처분을 당 윤리심판원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징계와 숙청작업은 적절하지 않다. 왜냐면 민주당은 애초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겼기 때문에 반대자를 해당행위자로 몰아 징계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징계와 숙청작업은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은 당론에 구속받지 않고 국익을 위해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는 헌법상 보장된 '국회의원의 자율성 원칙'을 억압하고 훼손하는 반국민적·반헌법적 행태다. 이런 행태를 바로잡지 않는 것은 진정한 민주정당과 국회의원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홍 원내대표가 탕평책의 두 번째 조치로 공천학살에 따른 분당사태를 원천봉쇄하는 공천개혁안을 시스템 공천으로 제시하고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이참에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계파분열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는 공천권의 기반이 되는 중앙당을 폐지하고 의원 중심의 '미국식 원내정당체제'를 도입하면서 당 대표의 공천권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미국식 예비선거제'를 법제화하는 정당개혁이 필요하다. 미국식 예비선거제는 이미 중앙선관위가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오픈프라이머리 경선제 제도화)으로 2011년과 2015년 제안했으니 이를 공론화해 법제화하면 될 것이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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