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푸틴 "팔 국가 건설 지지…미 항모전단 파견 이해안돼"
12일 키르기스스탄 방문…ICC 체포영장 발부 후 첫 해외 일정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지지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6회 러시아 에너지 주간' 본회의에서 "우리는 언제나 독립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최우선으로 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을 실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 관한 러시아의 입장은 양측에 잘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미국의 중동 정책 실패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일어났다'고 비판했던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미국이 물질적 필요만 충족시키는 방법에 의존하면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을 돕기 위해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을 동지중해로 이동시킨 것을 겨냥해 "상황을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왜 미국이 지중해로 항공모함 부대를 보내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목적이 무엇인가? 그들은 레바논이나 다른 곳을 폭파할 것인가? 왜 그들은 그렇게 하는가? 누구를 위협하기로 막 결정했나?"라며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하지만 두려워하는 사람은 이제 없다.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라며 "대신 타협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행동들은 상황을 자극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동의 분쟁이 생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세계 에너지 시장 상태를 결정하는 다른 모든 요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갈등이 고조될수록 에너지 시장이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행사에 동석한 모하메드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도 "이 지역 위기와 갈등이 커지면 안정성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며 "에너지 자원 공급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알수다니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통령으로서 휴전을 위해 앞장서고 팔레스타인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찾아줄 것을 호소한다"고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러 제재에 나선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중단한 결과 경제 성장이 저하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유럽 국가들은 우리 에너지 자원을 포기했다. 100%는 아니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 결정은 유럽 국가들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에너지에 과잉 지출을 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경제성장률은 0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게 아니라 서방 국가들이 공급을 거부한 것이라면서 "그들의 예상과 정반대인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경유해 유럽으로 수송되는 러시아 가스의 일부를 사용하는 정황이 있다면서 "그것은 여전히 우리 가스고, 우크라이나는 분명히 그 일부를 사용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전쟁과 관련해 이란이 증거도 없이 의심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상식이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한편, 이란에 러시아 가스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량을 10년 뒤 연간 1억t에 이르도록 3배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오는 12일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리는 독립국가연합(CIS) 지도자 정상회의에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 방문 기간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싸고 아제르바이잔과 분쟁 중인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시냔 총리는 이 행사에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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