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서 승기 잡은 민주, 내년 총선 전략도 '정권 심판론'

서영준 2023. 10. 12.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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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재명 리더십 재확인 안도
與, 수도권 위기론 다시금 고개
여야 후보, 선거 사흘 앞두고 총력전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8일 각각 서울 강서구 등촌사거리와 남부시장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23.10.8 hama@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했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내년 총선에서도 동일한 선거 전략이 활용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아무리 민주당의 강세 지역인 서울 강서구 선거임에도 참패를 당하면서 내년 총선을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 이재명 리더십 재확인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진교훈 후보는 56.5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39.37%의 득표율을 올렸다. 양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17%p 이상으로 집계 됐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는 내년 총선을 대비하는 여야의 선거 전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여야 지도부는 이번 보궐선거에 유례없는 총력전을 펼치기도 했다.

압도적 승리를 거둔 민주당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야당 텃밭을 수호하면서 각종 사법 리스크로 의심받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을 재확인할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를 정권 심판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보궐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도 정권 심판론을 기치로 내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3년차에 치러지는 내년 총선은 정권 중간평가에 대한 성격도 띄고 있다. 따라서 정권 심판론은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이번 보궐선거 결과로 확인된 셈이다.

■국힘, 당분간 당내 혼란 불가피

국민의힘에서는 당분간 당내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수도권 위기론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지도부 체제나 선거 전략으로는 내년 총선 승리의 발판이 될 수도권에서 승기를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대통령실과의 거리두기가 고민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궐선거에 나선 김태우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통해 공천을 받게 됐다. 당내에서도 공개적으로 말할 수는 없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공천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럼에도 김태우 후보가 17%p 차이 넘게 패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국민의힘 국정운영 방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따라서 당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전환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당초 예상보다 큰 차이로 보궐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점은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보궐선거 결과도 김태우 후보의 지지율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인 30%대에 머물렀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지지율 30%대로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내년 총선에 영남권 중진의원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설이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영남권 중진의원들이 총선 승리에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내년 총선 서울 출마 선언은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보궐선거 결과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김기현 지도부 체제도 생각지 못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크게 참패한 선거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는 탓이다.

다만, 면죄부는 존재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처음부터 불리했고, 질 보궐선거에 왜 또 김태우 후보를 내보냈는지 모르겠다"며 "처음부터 무공천으로 명분을 챙겼으면 우리에게도 좋았을 일"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민심 파악 기회… 막판까지 총력전

여야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이례적으로 막판까지 사활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여야는 기초단체장 선거임에도 전국 조직을 총동원해 보궐선거를 지원했다. 내년 총선 전 수도권 민심을 가늠해 볼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인 10일 오후 늦게 강서구를 찾아 마지막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이날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강서구민들께서 그 정의의 엄중함을 꼭 투표로 심판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병원 퇴원 후 곧바로 강서구를 찾아 진교훈 후보에 대한 집중유세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뒤로가는 대한민국을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는 국민의 민심이 강서구에 모였다"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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