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공습 · 봉쇄에 가자 인도위기 고조…주 전력 끊겨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닷새째를 맞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이어지는 공습과 전면 봉쇄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는 가운데 레바논 남부 공습에 나서면서 확전 우려도 가시화하는 양상입니다.
이스라엘 남부와 중부 등을 겨냥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도 이어졌고, 양측의 사망자가 2천200명을 넘어서는 등 사상자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하마스 거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인구 230만 명의 가자지구의 신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예고 없는 공습에 인질을 1명씩 살해하겠다는 하마스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날 밤에도 200곳 이상을 타격하는 등 공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사용하는 가자지구의 대학을 공격했다고 밝히는 등 모스크와 주택, 병원, 학교 등 무차별 공습을 이어갔습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예비군과 대화에서 "우리는 하마스 무장대원과 지도자들의 알려진 거처는 제약이 있더라도 모조리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지 하레츠는 전했습니다.
현지 적신월사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의료진 4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7일 밤부터 이어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주택 2만 2천600채와 병원 10곳, 학교 48개가 파괴됐다고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에서는 건물 잔해 속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생존자를 찾으려는 필사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에 따른 연료 부족으로 이날 오후 가자지구의 유일한 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며 주 전력이 끊겼습니다.
병원들은 비상 발전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2∼4일만 버틸 수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습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25만 명이 넘는 피란민을 위한 음식과 식수가 12일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의 전면 봉쇄와 이어지는 공습으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을 요구하거나 전면 봉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집트가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6시간 휴전을 제안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알아라비야 방송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도 이집트가 제한적 휴전 상태에서 가자지구와 이집트 간 유일한 통로인 라파 통행로를 통해 인도적 지원을 하는 계획을 미국 등과 함께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전면 봉쇄 상태인 가자지구에 인도적 구호물자가 반입될 수 있도록 통로를 확보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봉쇄는 민간인이 필수적으로 누려야 할 식량과 에너지 등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적십자의 구호 인력이 활동할 여건을 만들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전기·수도·식량·연료·의약품 공급을 차단한 전면 봉쇄는 국제인도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게 요지로 유엔과 유럽연합(EU), 터키 등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 연설에서 "테러리스트들은 고의로 민간인들을 겨냥하고 살해하지만, 우리는 전시 법률을 옹호한다"며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 전술에 대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하레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대전차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앞서 레바논 남부 접경의 서부 갈릴리 지역에 자국을 겨냥한 대전차 공격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하마스와 연대하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이 대원 3명 사망에 대한 보복이라며 배후를 자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 밖에 레바논 또는 시리아 발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부에서 경보가 울렸고, 전날에도 레바논은 물론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한 포격이 이어지면서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일시 주춤했던 하마스의 로켓 공격도 다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레츠와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는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최소 2명이 부상했습니다.
이 밖에 남부 스데로트와 니르암, 이빔, 에레즈, 가자 인근 네티브하아사라는 물론 중부 텔아비브 지역에서도 로켓 경보가 울렸습니다.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겨냥해 일련의 로켓포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에서는 군인 169명을 포함해 1천200명이 숨지고 3천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가자지구에서만 어린이, 여성, 노인을 포함해 최소 1천55명이 숨지고 5천184명이 다쳤다고 현지 보건 당국이 밝혔습니다.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폭력 사태로 23명이 숨지고 130명이 부상했습니다.
양측의 사망자를 합하면 2천300명에 육박하고, 부상자 합계는 8천 명을 훌쩍 넘습니다.
한편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장병 50명을 포함해 최소 150명의 인질을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이스라엘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중국적자를 비롯한 외국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기태 기자 KK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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