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훈, 강서구청장 이변 없이 당선…'이재명 체제' 유지 탄력
진교훈 후보자,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자에 압승
당 지도부 "尹 정부 민생 파탄 국민 심판"…비명계 "현 체제 안주" 우려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진 후보는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17.15%p차로 크게 이기며 강서구청장 자리에 올랐다. 민주당은 선거 결과에 대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작용한 것이라며 자축하며 정부·여당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녹색병원 직후 지팡이를 짚고 보궐선거 유세에 나섰던 이재명 대표는 진 후보가 큰 차이로 강서구청장 선거를 이긴 덕에 지도부 체제 유지에 탄력을 받게 될 예정이다.
12일 오전 0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개표 결과 진 후보는 56.52%, 김 후보는 39.37%로 집계됐다. 진 후보는17.15%p 차이로 김 후보를 제쳤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선거 강서구 전체 유권자 50만603명 중 24만3663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48.7%를 기록했다. 개표 이후 11일 오후 11시 25분 진 후보는 9만1568표를 득표해 당선 유력을 확정했다. 진 후보와 김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개표 초반부터 '더블스코어'로 나타났으며, 이후에는 둘 사이 격차가 조금씩 좁혀졌으나 진 후보가 앞서는 흐름에는 변함이 없었다.
앞서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역대 지방선거·재보궐선거를 통틀어 역대 최고치인 22.64%를 기록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지난 5월 김 후보가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로 직을 상실하면서 열리게 됐다. 본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였다.
진 후보 캠프 개표상황실에는 홍익표 원내대표, 당 최고위원(정청래·서영교·박찬대·서은숙·장경태)들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투표 결과를 지켜봤다. 당선이 확정되자 진 후보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강서구민 여러분께서 새로운 강서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저를 선택해 주신 것을 먼저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린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저는 이번 선거가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그리고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한다. 당선 확정 즉시 오직 강서구민만을 바라보고 그간의 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1분1초라도 아껴가며 강서 구정을 정상화시키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퇴원 후 자택에서 회복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국민과 강서구민에 감사한 마음을 보낸다며 "(강서구청장 선거 승리는)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다. 민주당의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다"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열려 투표 결과가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정치권의 관심을 모았다. 또 승패에 따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민주당은 강서구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부 심판'의 의미가 강하다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해 왔다. 이날 오전에도 홍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을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는 국민의 민심이 강서구에 모였다. 투표해야 이길 수 있다. 투표해야 심판할 수 있다"며 강서구민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민주당은 선거 결과를 두고 '윤석열 정부의 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의 질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후보의 당선 확실이 발표된 직후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이며, 민생파탄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이번 보궐선거는 무능과 불통, 독선으로 얼룩진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질책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 수석대변인은 "추락하는 민생과 경제에도 조금의 반성도 없이 폭주하는 윤석열 정부에 브레이크를 걸어주신 국민께 거듭 감사드린다"며 "윤석열 정부는 무능과 실정에서 벗어나 무너지는 민생과 경제를 지키고,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다하라는 국민의 절박한 경고를 가슴 깊이 새기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보궐선거의 귀책 사유가 여당에 있고, 강서구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지지 텃밭인 만큼 두 후보 사이 두 자릿수 지지율 차이가 날 것이라며 '무난한 승리'를 자신해 왔다.
진 후보가 압도적 차이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끈 만큼, 당내에서는 현 이재명 대표 체제 유지에 대한 비판론이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 녹색병원 퇴원 직후 지팡이를 짚으며 집중 유세 현장을 찾아 진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그는 현장에서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이 사적 이익이 아니라 오직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쓰이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그 첫 출발이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라며 투표를 적극 독려했다.
한편 '비명(이재명)'계 의원들은 보궐선거 승리에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쇄신없이 '안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계하는 태세다.
이원욱 의원은 11일 오전 BBS 라디오에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가 내년 총선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며 "당장 지도부 권한을 강화하는 데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페니실린 주사를 맞은 격이 돼 오히려 당이 변화를 선택하지 않고 현재 체제에 안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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