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서구청장 보선 민주당 압승, 엄중한 국정 심판이다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득표율 56.52%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39.37%)를 17.15%포인트라는 큰 격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기초단체장 1곳 선거였지만 정치적 의미는 크다. 48.7%의 높은 투표율과 야당의 압승은 불통과 독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준엄한 심판으로 풀이된다. 정부·여당은 차가운 민심을 헤아려 국정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선거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뚜렷이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대법원 유죄 판결 3개월 만에 김 후보를 사면했고, 국민의힘은 당헌·당규를 어기고 보선 원인 제공자인 그를 공천했다. 그 오만부터 심판받은 격이다. 윤 대통령 집권 1년5개월을 보는 민심도 차가웠다. 수해·잼버리 참사와 ‘검찰공화국’ 논란, 일본 오염수 방류 저자세와 홍범도 흉상 이전, 불통 개각과 민생 위기에 대한 총체적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 4·5 재·보선에서 완패한 뒤에도 여권은 툭하면 ‘전 정부 탓’ 하고 이념을 앞세운 국정을 펼쳐왔다. 서울·부산 시장 재보선, 대선, 지방선거를 연승한 여당으로서는 정국 주도권이 떨어지고, 총선 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민심은 여권에 강력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국민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여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국정 기조를 전면 쇄신해 국민 통합과 경제·민생 위기 극복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야당에도 먼저 손을 내밀어 실종된 협치에 물꼬를 터야 한다. 향후 개각에선 탕평 인사를 통한 인적 쇄신을 주저해선 안 된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로 취급받는 당정관계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대통령의 일방적 지시에 당당하게 ‘노’라고 얘기하고, 민심을 전하며 대안을 제시해야 제대로 된 여당으로 설 수 있다. 정부·여당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더 가혹한 국민 평가에 맞닥뜨릴 것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잘해서 이겼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유권자들은 집권세력에 회초리를 들기 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보는 게 옳다. 민주당은 자만할 게 아니라 쇄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의 풍향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총선에서도 이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민심은 냉엄하다. 여야는 민심을 제대로 읽고 혁신과 민생 경쟁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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