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진교훈 승리, 정권심판론 확인·이재명 체제 안정
중도·무당층, 윤석열정부 실정에 성난 민심 표출
이재명 통합리더십·사법리스크 완전해소는 과제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이번 선거가 국민의힘의 '거야심판론'과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의 대결로 진행된 만큼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정권심판론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이번 선거 승리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안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국 주도권을 쥔 민주당은 대여 투쟁의 고삐도 죌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되면서 구청장직을 상실한데 따라 치러졌다.
그러나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8·15 특별사면으로 돌아왔다. 여기에 더해 다시 국민의힘 후보로 구청장직에 도전하자 민주당은 당초 14명이었던 후보자를 배제하고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을 지낸 진 후보를 전략공천해 검경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리전 양상을 보였다. 또 윤석열 정권 1년 반만에 치러지는 선거로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자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는 바로미터라는 정치적 의미도 갖는다. 여야 지도부가 이번 선거에 사활을 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서구는 구내 지역구 3곳의 국회의원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제5회 지방선거부터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3선 연임을 할 정도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높은 투표율과 중도·무당층의 지지가 대승의 동력이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종투표율은 48.7%, 사전투표율은 22.64%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내며 유권자들의 높은 참여가 돋보였다. 지지층의 선거참여 뿐 아니라 윤 정부 실정에 실망한 중도·무당층의 지지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도·무당층의 지지는 이재명 대표의 각종 리스크보다는 윤 정부의 실정이 내년 총선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내 내홍의 원인인 사법리스크를 불식시키는 근거로도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대승은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이 통했음을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기반으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될 전망이다.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확인한 만큼 정부여당도 민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해져 꽉 막혀있던 여야 관계가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민주당은 내홍 해소로 이 대표 체제를 안정화시키고, 정국 주도권까지 쥐게 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리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대표에게는 여전히 과제가 남는다. 임시 봉합이 아닌 당의 안정된 통합 구축과 사법리스크의 완전한 해소 등이다.
장기 단식 후 회복 중인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해 어떤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진 후보의 당선 후 공개한 입장문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며 "오로지 국리민복만을 위해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가 복원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선거 전 마지막 휴일 유세에 깜짝 등장해서도 "우리 안에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함께 손잡고 우리 앞의 거대한 장벽을 반드시 넘어야 하지 않겠나"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정부여당 투쟁에 앞서 내부 통합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가 통합을 위한 실천방안을 내놓을 지가 관건이다. 편파적이지 않은 공정한 공천, 강성 지지층의 분열 행위 금지 등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만약 보선 승리에 안주해 친명 체제를 공고히 하며 비명계를 축출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내년 총선에 적신호가 켜질 것은 뻔하다.
검찰 수사 및 재판에는 총선 전까지 장기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대표 측은 최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진행 중인 그리고 예정된 재판에서 결백함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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