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 넘은 공기관 도덕적 해이·방만경영, 불치병으로 놔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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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와 정부출연기금을 받는 공공기관들이 도덕적 해이와 방만경영으로 국민 세금을 축내는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서울시가 국민의힘 김종길 시의원에게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일부 구간을 운영하는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지난해 9월 신당역 스토킹 사건을 계기로 직원 증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노조 간부들은 출근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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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 사장, ‘황제’ 해외 출장 물의
도로공, 추가 성과급 지급 ‘돈잔치’
근로시간 면제자 일부가 정상 근무해야 하는 날에 무단 결근한 정황도 적발됐다. 서울시가 지하철 8곳 직원의 2022년 8월∼2023년 5월 출근기록 표본조사를 한 결과 근로시간 면제자 중 정상근무일 113일 가운데 역사출입 기록이 하루도 없는 경우도 있었다. 출근도 않고 월급을 받아 간 몰염치에 혀를 차게 된다. 공사가 노조대의원 대회 등이 있으면 근로시간 면제와 별개로 ‘근무협조’라는 이름으로 일을 빼 준 사실도 드러났다. 근무협조 일수는 2018년 1759일에서 지난해 4418일을 기록해 5년만에 2.5배로 늘어났다. 사측이 노조의 눈치를 보지 않고선 할 수 없는 일이다.
그제 발표된 감사원의 30개 공공기관 대상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는 공공기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의 민낯을 보여 준다. 지난해 4월 채희봉 당시 가스공사 사장은 해외출장을 가서 고급호텔 스위트룸에 투숙하며 1박당 260만원을 썼다. ‘황제 해외 출장’을 간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필요성을 검토조차 않고 지난해 8월 3급 이하 직원에게 노트북PC 5690대를 구매해 지급했다. 무려 76억6000만원을 썼다고 한다. 한국도로공사서비스는 3급 이상 직원에게 2년간 3억5000만원 규모의 추가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런 방만경영은 전체 공공기관을 조사하면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국민의 혈세가 유명무실한 내부 통제와 구멍 뚫린 외부 감사로 줄줄 새게 해선 안 될 일이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공공기관의 기강 해이와 방만경영을 불치병으로 놔둬선 곤란하다. 실질적 체질 개선이 필요한 때다. 재발 방지책 마련 등 뼈를 깎는 개선 노력이 없는 공공기관장은 임기 중이라도 과감하게 교체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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