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댐 피해지역 모여 ‘유역 거버넌스’ 관리체제 구축”
소양강댐, 충주댐 등 댐 주변지역 지원 사업이 개선되기 위해선 수리권에 대한 종합적인 조정·통합을 비롯해 주민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댐 주변과 상류지역의 서비스 제공의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댐용수세 신설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소양강댐 준공 50주년을 맞아 춘천시의회, 충주시의회, 강원도민일보가 주최한 소양강댐 충주댐 주민피해 공론화를 위한 춘천시의회·충주시의회 공동세미나가 지난 10일 춘천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주제발표와 토론 등 주요 내용을 싣는다.
발제1 다목적댐 주변지역 지원정책, 지역 상생을 위한 개선 방안
김문숙 강원연구권 책임연구원
“통합 물 관리 정책 추진 수리권 기본원칙 우선”
통합물관리는 유역 거버넌스 중심의 물관리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에 관한 자치와 분권인 셈이다. 현재는 물 관리에 대한 지방 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그에 상응하는 권한은 없는 상황이다. 물에 대한 배분이나 물에 관련된 비용과 관련한 수리권 기본 원칙이 없다는 것이다.
통합 물 관리 정책을 추진하려면 수리권에 대한 어떤 개념이나 기본 원칙들이 정립이 돼야 하지만 물관리 기본법 등 관련된 어떤 법에도 명확한 규정이 담겨 있지 않은 상황이다. 댐사용권은 소유의 개념을 갖고 있어 수자원공사가 물에 대한 권한을 주도하는 현재 제도에서는 피해지역과 편익지역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불공평한 배원으로 갈등이 빈번하다. 따라서 통합 물 관리 정책을 추진을 하려면 먼저 수리권에 대한 종합적인 조정과 통합이 선행 돼야 한다.
댐 주변 지역의 지원 사업 중 가장 큰 문제는 주민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는 점이다. 주민 설문조사에도 지원사업비 증대를 가장 먼저 얘기하고 있다.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받았다. 소양강댐과 충주댐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피해지역 협의체를 구성해 규제개선과 지원제도 개선, 활성화 방안 등 종합적인 피해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발제2 소양강댐 주변지역 지원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마음
박제철 춘천시의원
“주민 삶의 질 향상 목표 법률·재원 필요”
댐 주변 지원 사업의 정책 및 제도의 1조, 목적을 보면 지역 주민에 대한 지원 등을 규정하고 있다. 댐의 수자원을 합리적으로 개발 이용해 국민 경제의 발전을 도모한다고 돼 있다. 댐의 ‘관리’라는 뜻을 보면 댐 자체의 소프트적인 관리·운영이 될 수 있지만 관리의 뜻은 더욱 넓어야 한다.
그러나 법률 내용은 미비하고 재원 마련도 돼 있지 않다. 댐 관리 기본원칙을 보면 홍수 가뭄 예방, 댐의 저수로 인한 공익 증진이 포함, 결국은 댐 주변 지역의 삶의 질 향상이 목표다. 하지만 댐으로 인해 지역의 폐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부분은 댐 관리 기본계획에도 들어가지 않는 상태다.
여기에 댐 지원사업협의체가 만들어진 소양댐의 경우 주민대표들, 지역 부단체장 등의 소속위원들이 엄청난 소통을 통해서 주민들을 대변해야 하는데 지원 사업에 대한 서명만 받아가는 하향식 논의만 이뤄지고 있다는 것 역시 문제다. 이러한 문제점은 이번에 시행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발전특별법을 통해 지역균형발전, 인구감소 지역 활성화 등의 방안으로 춘천시와 충주시가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지원사업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시범 도시가 되길 바란다.
발제3 댐 주권 회복과 지역균형발전
박상호 충주시의원
“댐용수세 신설 지역주민 생활환경 개선 활용”
댐 주변 지역 지원제도의 문제점은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댐별 지원금 산정기준이 비합리적이고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지원사업 계획 수립 과정에 피해지역 주민의 참여가 거의 없으며 지자체 지원사업의 중장기적 활용계획이 없어 민원해결용 복지나 마을 기반시설 설치에 주로 지원금이 사용된다는 점도 문제다. 댐 주권 회복을 위해선 댐에 대한 가치와 이용목적을 재설정하고 관광사업 스포츠사업, 환경개선 사업 등 친환경 발전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댐 출연금을 해당 댐에 전액 사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댐 주변지역 지원금의 운영주체를 주민 중심의 재단법인을 설립해 위탁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원사업 개발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댐용수세의 신설도 제안한다. 시멘트 생산지역 6개 시·군에서 자원순환세 신설을 추진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댐 주변 및 상류지역의 환경 서비스에도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자는 취지다. 댐을 지역의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를 보전, 지역 주민의 생활환경 개선 및 지역발전 사업에 필요한 재원으로써 활용하기 위해 지역자원시설세에 댐용수를 포함하는 내용이 골자다. 댐에 대한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토론 “춘천·충주시 물값제대로 받기 개정안 협력”
한강수계기금 관리법 개정 등
지역구성원 지원사업 자체 점검
물 거버넌스 유대관계 형성
댐 소유권 이관 공동관리 필요
시멘트 지역자원세 활용 제안
△좌장 진장철 강원대 명예교수
△권주상 춘천시의회 부의장 △강명철 충주시의원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박일선 전국댐연대 의장
△권주상=“정부는 2005년 개정된 물환경보전법을 잣대로 상수원보호구역보다 더 강화된 수질오염총량제를 시행해 춘천지역 발전에 족쇄를 채웠다. 이에 따라 지역내 산업단지의 폐수처리 비용이 증가, 춘천시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신규 일반산단 유치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제는 대응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현재 시행중인 한강수계기금 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 최근 허영 국회의원이 발의한 물관리기본법 일부개정안은 대량으로 물을 사용하는 자에게 사용량에 비례해 취수 부담금을 부과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역관리기금을 조성해 유역별 물관리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이제는 충주시와 춘천시가 힘을 모아 물값제대로 받기 4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해야 한다.”
△강명철=“충주댐만 보더라도 댐은 홍수조절기능 등 우리 생활에 편익을 주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댐 건설사업을 더 이상 주민들은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충주시로 예를 들어보겠다. 충주댐으로 인한 불쾌한 현실에 대해 소개한다. 우선 다목적댐으로 분류되는 댐 중에서 충주댐이 출연금 대비 지원금 비율이 가장 낮다. 지원금이 출연금 대비 50%도 미치지 않는 다는 점에서 배분 방법 적정성에 의문이 발생한다. 또한 불합리한 규제들로 지역적 낙후를 유발하고 있다. 댐 건설이 아니었다면 할 수 있던 행위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이나 일자리 창출 등을 보상할 실질적 대안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권용범=“댐 주변지역 지원 관련 비용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범위 제한을 완화하기 위해선 제도적 개선이 필수이며 정치권은 물론 여러기관 및 지자체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특히 앞으로 수자원 분야 정책을 다루게 될 지역의 관계공무원, 국가 물관리 위원회나 유역관리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거나 하게 될 지역인사와 관련 전문가 등 많은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댐 관리방안, 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이해하고 관련 논의에서 언제든 정당하고 합리적인 지역사회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역구성원이 참여해 실제 효용성을 체감할 댐 주변 지원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고 확보된 재원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논의 점검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박일선=“춘천시와 충주시가 논의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세력이 합쳐지지 않고선 댐 주변지역지원 관련법은 해결할 수 없다. 안동댐, 단양댐, 보령댐, 합천댐 등 전국의 댐 피해지역 시군 의장단 협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사무국 없이 효과적인 댐 피해 극복정책을 실현해 나갈 수 없으며, 관련된 시·군·구의회 협의회, 국회의원협의회가 구성돼야 할 것이다. 그동안 수해방지세를 제정하자고 많이 주장해 왔다. 오늘 논의를 통해 용수방류세나 자원세, 세제개정에 필요한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도출됐다. 또한 댐 건설법이 개정돼야 한다. 지역의 댐의 소유권을 광역정부로 이관하고 관리는 공동으로 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시멘트와 화력발전 등에 적용하는 지역자원세를 다목적 댐에도 적용하는 것도 좋다.”
△진장철 =“국가 유역 통합 물관리 자체가 물 거버넌스를 강조하는 것이다. 물 거버넌스란 어떤 정책이든 유역에 있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협의하라는 것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춘천시와 충주시 두 지역이 같이 고민해야 한다. 물이 갈등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물 거버넌스를 통해 바로 춘천시와 충주시의 유대와 통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박제철 의원의 발제를 보면서 지방자치 분권이나 균형 발전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댐 주변 피해지역의 지원책이 단순히 보상금 수령인지 마땅히 가져야 할 것들을 되찾는 것인지 생각을 다시 돌이켜보게 됐다. 박상호 의원의 발제 역시 지금까지 가져왔던 댐에 대한 생각이나 ‘국가발전을 위해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넘어 거버넌스 논리 속에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했다. 강원도가 돈이 부족하면 입도세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있듯이 자원순환세를 제안하면서 흥미로웠다. 새로운 접근방법이다. 언젠가는 행동과 실천으로 나타나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정리/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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