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선거 이긴 野, 이재명 체제 힘 얻었지만… ‘재판 리스크’는 여전
당무 복귀는 아직…재판은 출석키로
檢, 위증교사 혐의 분리기소 가닥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상대로 두 자릿수 차이를 벌리며 압승을 거뒀다. 이재명 대표로서는 내년 총선까지 현 체제를 유지할 발판을 마련하긴 했지만, 오는 1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재판을 앞두고 있다. 앞서 단식과 건강 악화로 공판기일 변경을 신청했는데, 최근 회복치료를 받으며 재판이 재개된 것이다. ‘총선 전초전’으로 불린 보궐선거 승리로 고지를 선점했지만, 이 대표는 향후 피의자 신분으로 법원을 드나들어야 한다. 총선을 앞둔 민주당에는 여전히 가장 큰 부담 요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진 당선인은 최종 개표 결과 56.52%(13만7065표)를 득표했다. 김태우 후보 득표율은 39.37%(9만5492표)로 집계됐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다.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번 선거는 이 대표 체제로 치른 첫 선거라는 점에서 ‘이재명 리더십’에는 호재다. 법원의 구속 영장 기각 후 여론전에서 승기를 잡은 시점과도 유사하다. 지역구 세 곳(갑·을·병) 모두 민주당 의원이 현역이긴 하지만, 중도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서울 지역인 만큼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렸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현 지도 체제를 유지할 명분도 얻게 됐다.
정치권은 먼저 ‘비명(非이재명)계 숙청’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보선 승리로 탄력을 받은 친명계의 목소리가 높아져서다. 지도부는 물론 원외 강성 당원 조직도 ‘가결파’ 색출 및 처벌을 압박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가 강서 지원 유세 당시 “부족하고 억울한 게 있더라도 잠시 제쳐두고 손잡고 넘어가자”며 통합 메시지를 냈지만, 강성 친명계의 요구가 워낙 거세 실제 통합 행보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당 윤리심판원도 조만간 열린다. 지도부가 체포동의안에 가(可)를 적어 낸 것을 ‘해당 행위’로 규정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 기준과 징계 수준은 윤리심판원에서 다룰 사안이다. 앞서 홍익표 원내대표도 “윤리심판원에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며 “지도부와 상의해 함께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민주당 입장에서 이재명 대표의 ‘재판 리스크’는 여전하다. 당장 이틀 뒤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2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당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지난해 9월 기소됐다.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 재판 하나로도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달 17일에는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재판도 받아야 한다. 해당 건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 사건 재판과 병합됐다. 두 사람 모두 대장동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함께 기소된 상태인데, 재판부는 정진상씨 뇌물 사건도 더해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검찰이 ‘위증교사’ 혐의를 분리해 우선 기소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법원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 유일하게 소명된다고 판단한 혐의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에 대해선 각각 “다툼의 여지가 있다”, “관여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든다”면서도 직접 증거는 부족하다고 명시했었다.
위증교사 혐의는 이 대표가 과거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과 연결돼 있다. 이 대표가 당시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였던 핵심 증인에게 ‘김 전 시장 측이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몰기 위해 검사사칭 사건을 함께 저지른 KBS PD에 대한 고소만 취하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허위 증언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영장 실질 심사 과정에서 이를 입증할 녹취록도 제출했다.
당 관계자는 “단식 기간이 길어 회복치료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당분간 당무 복귀는 어렵다”면서도 “본인이 직접 나가는 것이 재판에 유리하기 때문에 대표가 직접 출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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