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확 올리더니 예금은 찔끔?”…고객님이라더니 봉이었네
주담대 0.2%P, 전세대출 0.3%P까지 상승
신한·NH도 “금리 올리는 방향으로 검토”
그동안 억눌렸던 주택 관련 대출 금리
가계대출 폭증 분위기 속에서 빠른 상승전환
11일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일제히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영업점 등에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와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를 각각 0.1%포인트와 0.2%포인트 인상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전세대출 변동금리(6개월 신규)도 0.2%포인트 올라갔다. 적용 시점은 11일 취급분 부터다.
하나은행은 이미 지난 10월 1일부터 하나원큐 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아파트론’과 ‘하나원큐주택담보대출(혼합금리)’ 상품의 금리감면율을 0.15%포인트 축소조정했다. 금리 에누리를 줄이면서 사실상 금리인상에 나선 것이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현재 가계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는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대한 금리인상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 측은 “주담대 금리 인상을 검토중인 것은 맞다”고 전했고, NH농협은행 측은 “시장상황에 맞춰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대해 금리를 인상했거나, 인상을 준비하는 것은 가계대출 적정 포트폴리오 유지를 위해서라는 것이 시중은행들의 입장이다.
그동안 정부 당국이 서민 대출의 대표격인 주담대에 대해서는 이자부담 증가,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을 우려해 금리 인상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시중 은행들은 작년부터 지속되어 온 고금리 기조에도 불구, 주담대 금리를 좀처럼 올리지 못했다.
결국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심리가 고금리에 대한 공포를 누르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대출이 계속 늘어나자 결국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잔액 관리’를 위해 금리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금리 인상 전 이미 가계대출 관련 시중은행의 ‘제동걸기’는 곳곳에서 감지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금융권에서 논란이 된 50년 만기 주담대를 만 34세 이하에만 내주는 쪽으로 규제를 걸었다. 미래 소득이 어느 정도 보장된 젊은 층에 한해 50년 초장기 만기 주담대를 내주겠다는 의미다.
신한은행도 이미 만기가 40년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에 ‘만 34세 이하’ 연령제한을 두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지난 4일부터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방식 대출상품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줄인 상태다.
다만 은행권이 이처럼 주담대 금리를 잇따라 올린다면, 예·적금 금리에 대해서도 고금리 기조에 맞춰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선 공약 중 하나가 은행의 예대금리차 고시였고, 윤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사실상 독과점 성격이 있는 은행권에 대해 ‘지나친 이자 장사’를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낸 바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2월 이후 5개월 연속 줄어들다가, 지난 8월 6개월만에 그 폭이 확대됐다. 8월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45%포인트로 전달(1.43%포인트)에 비해 커졌다.
일단 금융권은 연말 적금 만기가 몰릴 때 수신 유치 경쟁이 붙으면 수신 금리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를 예·적금 금리가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 예대금리차는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우리집 재산 200억 정도”…철없는 손녀 돈 자랑에 부정축재 들통 - 매일경제
- “3년치 일감 쌓였다”…연일 특근에도 행복한 비명 지르는 이 업종 - 매일경제
- 2만원짜리 시계차고 다닌 ‘면세점 대부’…10조 기부하고 떠났다 - 매일경제
- 한국은 인구소멸 걱정인데...인구 11년새 20% 늘어난 이 나라 - 매일경제
- “전기차는 끝물, 앞으론 이게 대세”…‘체제 전환’ 비상 걸린 車업계 [박민기의 월드버스] -
- “벤츠보다 4000만원 싸네”…‘450만원↑’ 제네시스 GV80, 6930만원 - 매일경제
- “은퇴박람회 다녀온 부모님, 노후자금 털렸어요”…투자사기주의보 - 매일경제
- “모든 게 1위”…삼성전자, 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 직장’ - 매일경제
- 이스라엘, 전세계서 예비군 36만명 총동원령…50년만에 최대 규모 - 매일경제
- 남자배구 항저우 참사, 신영석 작심 발언 “예고된 참사, 5년 전도 늦었다 말했는데…‘한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