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 통했다" 환호 … 巨野, 내년 총선 기선제압
경찰 출신 '안전' 강조 주효
최종 투표율 48.7% 기록해
평일투표·보선 치고는 높아
기사회생 이재명 다시 '기회'
비명 "오만해지면 총선 악재"
제22대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며 개표 초반부터 압도적 레이스를 펼쳤다.
11일 강서구 마곡동에 마련된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의 선거캠프 개표상황실은 진 후보 당선이 확정되자 참석자들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승리의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총출동했다. 선거캠프는 개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승리를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진 후보는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시종 20%포인트 이상을 유지할 정도로 독주를 펼쳤다. 진 후보는 당선이 확정되자 오후 11시 30분께 선거캠프로 돌아와 꽃다발을 받아들고 "이번 선거는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선이 확정되는 즉시 강서구민만 바라보고 강서의 구정을 정상화하겠다"며 "낮은 자세로 구민을 챙기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전북 익산 출신인 진 후보는 경찰대를 졸업하고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국장, 전북도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경찰청 차장을 끝으로 지난해 퇴직했다. 민주당은 19년간 강서구에 쭉 거주해온 데다 경찰공무원을 지낸 그를 적임자로 보고 강서구청장 후보에 전략 공천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진 후보가 강서구민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데는 민주당이 줄곧 주장해온 정권심판론이 먹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기록한 최종 투표율 48.7%는 평일인 데다 국민 관심도가 상당히 낮은 재보궐선거 특성상 높은 편에 해당한다.
최근 흉악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일상 안전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가운데 경찰 고위직 출신을 후보로 공천한 민주당의 전략적 판단도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후보로 다시 공천한 것이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됐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지도부의 선거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사실상 첫 선거였다. 지난 4월 치러진 상반기 재보궐선거는 주목할 만한 선거가 민주당 텃밭인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였고 이마저도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번 보선 패배에 따라 정부·여당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국정기조 전환을 일부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더욱 강화된 친명(친이재명)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비명계에서는 견제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이기는 대로 우리 체제로 그냥 공고히 해서 내년 총선도 이길 수 있다는 오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그러면 내년 총선에서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굉장히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개표에 앞서 지도부에 보낸 메시지에서 "다행히 승리하더라도 선거 결과에 대해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 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규정해야 한다"며 "승리에 따른 축제 분위기는 절대 안 되고, 민생·민주·평화를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더 큰 반성과 각오의 계기여야 한다"고 전했다.
[전경운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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