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수도권 위기론' 수면위로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2023. 10. 1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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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 큰표 차에 당황
지도부 책임론 불거질듯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은 예상 밖 큰 표 차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달 28일부터 강서구에 총력전을 퍼부으며 김태우 후보(사진)에게 힘을 실었다. 재개발 속도전과 고도제한 해제 이슈를 띄우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강서구 민심은 더불어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여당에서는 패배를 예측하긴 했지만 예상보다 격차가 컸다는 점에서 충격이 배가되는 분위기였다. 개표 초반 진교훈 민주당 후보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더블스코어'로 앞서나가며 승부는 일찌감치 판가름이 났다. 결과를 예상한 듯 김 후보 선거대책본부 개표 사무실에는 지도부 가운데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만 잠시 들렀다 자리를 떴다. 지도부가 모여 북새통을 이뤘던 진 후보 사무실과는 판이한 모습이었다.

앞서 승패 여부보다는 득표율 차가 여당 지도부의 향방을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여당 지도부 책임론이 불가피해졌다. 구청장 선거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도 실책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특히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원인을 제공한 김 후보를 다시 후보자로 내세운 것이 패착이라는 비판도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당 지도부는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지를 두고 고심하다가 김 후보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를 출마시킨 게 '윤심'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김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사면 덕분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도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대패하며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됐다. 그간 당 지도부는 수도권 위기론을 부인하며 당내 동요를 단속해 왔으나 이제 김기현 지도체제를 공격하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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