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67승 대투수의 마지막 자존심…SUN도 이강철도 못했던 이것, 최종전 등판 ‘필수’[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IA 167승 대투수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KIA 대투수 양현종(35)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11일 광주 키움전서 8이닝 6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8승을 장식했다. 경기 중반까지 완봉승 페이스였으나 8회에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9회에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양현종은 이날 전까지 9월 이후 7경기서 1승4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좋았다. 날씨가 시원해지면서 페이스가 확연히 올라왔다. 사실 6~8월 평균자책점 6.75, 4.02, 6.48로 좋지 않았고, 급기야 부상이 아닌데 잠시 2군에 다녀오기까지 했다.
2군에서 휴식도 취하고 젊은 투수들의 멘토 역할을 하는 등 평소와 다른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감정을 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확실히 재충전 효과가 있었다. 단순히 투구 밸런스를 점검한 효과 이상이었다.
마침 KIA 선발진은 최대 위기였다. 이의리와 마리오 산체스가 부상으로 동시에 이탈했고, 돌아오니 토마스 파노니가 재입단 초반만 못한 페이스다. 이래저래 양현종의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었던 환경. 양현종을 늘 그랬듯 묵묵히 헌신하며 선발진의 최후의 보루 노릇을 했다.
90개가 되면 확실히 고비는 온다. 이날도 6회까지 60구로 키움 타선을 제압하는 등 완벽한 행보였으나 8회에 연속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앞세워 끝내 8이닝을 버텨냈다.
이날 양현종은 2014년부터 9시즌 연속 160이닝을 돌파했다. 시즌 164이닝. 경기일정상 17일 NC와의 최종전에 나갈 수 있다. 그날 6이닝을 던지면 9년 연속 170이닝에 성공한다. 꾸준함의 상징과도 같은 이 기록은, 타이거즈를 넘어 KBO리그 레전드 투수들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다.
실제 10년 연속 10승의 주인공 KT 이강철 감독도 연속 시즌 160~170이닝은 4년이 최장이다. 선동열 전 감독은 선발과 마무리를 번갈아 맡으면서 연속 160~170이닝을 할 겨를이 없었다. SPOTV 정민태 해설위원이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 연속 200이닝이라는 엄청난 대기록을 갖고 있긴 하다. 그도 1995년 188이닝, 2003년 177이닝으로 7년 연속 170이닝이 전부다.
마침 KIA는 시즌 최종전까지 전력 질주해야 할 판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자력으로 불가능하고, 두산의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KIA가 대승했고, 두산은 패배했다. 이제 2경기 차. 양현종의 최종전 등판은 KIA의 대역전 5위까지 걸린, 운명의 한판이 될 전망이다.
김종국 감독은 “양현종이 팀이 어려운 상황속에서 8이닝을 투구해주면서 팀 승리는 물론 피로가 쌓인 불펜진에도 귀한 휴식을 부여해줬다. 에이스의 책임감이 돋보였다. 9년 연속 160이닝 투구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는데 진심으로 축하하고 170이닝 투구도 성공하길 기대한다.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력으로 다득점에 성공하면서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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