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인근서 영유아 시신 40구 발견… 하마스 집단학살 의혹

이청아 기자 2023. 10. 1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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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영유아 40여 명을 포함한 최소 100명의 민간인을 잔혹하게 집단 학살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불과 3km 떨어진 '크파르아자' 집단농장(키부츠)에서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났다며 참상을 공개했다.

현장 수습에 동원된 이스라엘군 관계자에 따르면 10일 이 키부츠에서만 최소 40구의 영유아 시신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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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와 인접한 ‘크파르아자’ 키부츠에서 하마스에게 살해된 민간인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 곳에서 영유아, 노인 등을 포함해 최소 100명 이상의 민간인을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전쟁 범죄라고 규탄했다. 크파르아자=AP 뉴시스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영유아 40여 명을 포함한 최소 100명의 민간인을 잔혹하게 집단 학살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불과 3km 떨어진 ‘크파르아자’ 집단농장(키부츠)에서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났다며 참상을 공개했다.

하마스 측은 11일 알자지라에 “아이들을 (공격) 목표로 삼지 않는다. 거짓말과 비방으로 가득한 이야기를 믿으면 안 된다”고 부인했으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영유아 시신 40구 발견… 참수설도 제기

현장 수습에 동원된 이스라엘군 관계자에 따르면 10일 이 키부츠에서만 최소 40구의 영유아 시신이 발견됐다. 이를 포함해 최소 100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이 곳에서 머리가 잘린 아기 시체까지 발견됐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떠돌고 있다. 하마스가 자신들의 습격을 피해 집 안으로 대피한 민간인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불태워 숨지게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키부츠 내 집 여러 채가 그을렸다.

이 키부츠에 들어간 미 뉴욕타임스(NYT) 취재진은 곳곳에서 시신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수색 과정에서도 아기 등 온 가족이 집 안에서 총에 맞아 몰살된 사례가 잇따라 발견됐다. 피 묻은 아이 옷과 유모차, 집 바닥의 흥건한 피 등이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한 집에서는 핏자국이 선명한 침대 매트리스 위로 여러 개의 총알이 흩뿌려진 모습 또한 발견됐다.

현지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옷이 벗겨진 채 길거리에 버려진 여성 시신 또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지중해의 뜨거운 햇볕으로 인해 버려진 시신들이 빠르게 부패해 일대에 악취 또한 진동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일부 시신은 아직 수습조차 되지 못해 겨우 담요만 덮은 채 눕혀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다른 키부츠서도 민간인 학살 정황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 정황은 다른 곳에서도 발견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앞서 9일 인근 베에리 키부츠에서도 최소 108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시신 수습을 진행한 현지 구호단체 ‘자카’ 관계자 또한 유아 시신이 발견됐다며 전쟁 범죄 의혹을 제기했다.

가자지구에서 약 1.6km 떨어진 스데로트에서도 최소 20명의 민간인이 살해됐다. 앞서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도 최소 26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하마스는 침공 당일인 7일 이 키부츠들을 포함해 20여 개 도시와 마을에 침투했으나 현재 대부분 이스라엘군이 탈환한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생존 주민의 증언 및 동영상, 해당 지역의 방범 카메라 등을 토대로 민간인 학살의 증거를 제시했다.

크파르아자에서 시신 수습에 나섰던 한 관계자는 NYT에 “아기들과 그 부모가 어떻게 침실에서 테러범에게 살해됐는지를 보라”며 “이것은 전쟁이 아닌 ‘대학살’”이라고 하마스를 규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의 조부모 세대가 겪은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제정 러시아의 유대인 대학살(포그롬) 등에 버금갈 만큼 잔혹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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