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회복…반도체 반등 ‘신호’
삼성전자가 3분기에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처음 분기당 조 단위 이익을 냈다. 신형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 성과가 기대 이상이었던 데다 손실이 쌓여온 반도체 쪽 영업도 개선되며 ‘실적 호전’에 힘을 보탠 결과다. 삼성전자의 최대 먹거리인 메모리 업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 ‘반도체 불황의 터널’에 끝이 보인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74%, 영업이익은 77.88% 감소한 규모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에 그친 올해 1·2분기와 견주면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이다. 직전 2분기 대비 매출은 11.65%, 영업이익은 258.21% 증가했다. 무엇보다 신형 스마트폰 판매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이날 부문별로 구체적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모바일경험(MX) 부문은 3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작 출시 효과·D램 가격 회복…사이클 반전 청신호
삼성전자 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이익 ‘실적 개선’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10% 확대
애플 등 납품 OLED 실적도 개선
D램 감산 단행 후 공급 과잉 해소
반도체 영업손실 1조원가량 줄어
AI 관련 고성능 메모리 수요 커져
차세대 HBM4, 2025년 목표 개발
신작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5와 폴드5의 출시 효과가 컸다. 지난 8월 출시된 플립5·폴드5는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작을 뛰어넘는 판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59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늘었다고 추산한다.
삼성디스플레이(SDC) 부문도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자사 스마트폰 모델뿐만 아니라, 지난달 애플도 신작 아이폰15를 출시하면서 중소형 디스플레이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에 탑재되는 고가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애플에 납품하고 있다. SDC 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2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반도체 부문의 적자폭도 줄었다.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지난 1·2분기 각각 4조5800억원, 4조3600억원 손실을 입었다. 경기침체 여파로 정보기술(IT) 산업 전반의 수요가 줄면서 빚어진 D램 등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과잉 때문이다. 3분기 DS 부문의 영업손실은 3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전 분기 대비 1조원가량 개선된 수치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메모리 감산을 단행한 이후 D램 등 가격이 서서히 회복하면서 적자 수준을 축소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D램의 판매가와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 9%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 사이클을 반전시킬 청신호로 여겨진다. 업계에서는 오는 4분기부터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업계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메모리 가격 선행지표 노릇을 하는 D램 현물 가격이 최근 반등하는 등 공급 과잉 국면이 끝났다는 신호도 하나둘 켜지고 있다.
수익성이 기존 제품보다 뛰어난 고성능 메모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반도체 손실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생성형 AI 투자가 늘면서 메모리 시장은 차세대 규격인 DDR5, HBM(고대역폭메모리) 등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부사장은 지난 10일 자사 뉴스룸 기고문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최고의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9.8Gbps(초당 기가비트) 속도의 HBM3E 제품을 개발해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세대인 HBM4에 대해서도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DR5와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신규 메모리 개발과 양산을 위한 집중 투자 및 그에 수반되는 고비용을 감안한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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