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낙태..유부남 아이 낳고 싶은데 양육비 청구 가능할까요?” 전문가 “상간녀 소송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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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여성이 상대에게 양육비 청구 등이 가능한지 묻는 사연이 전해졌다.

여성은 사귀던 남성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지만 20대 때 낙태한 경함의 트라우마로 그의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에 전문가는 “상간녀 소송 위험이 없는 건 아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미혼 여성이 기혼인 남성에게 속아 임신까지 하는 등 원치 않게 상간녀가 됐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유부남 아이의 출산을 고민하는 30대 초반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대기업에 다닌다는 A씨는 올해 봄, 테니스 모임에서 수의사인 동갑내기 남성을 만나 단 한 달 만에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산부인과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임신 3개월 차라는 말을 듣게 됐다.

A씨는 기쁜 마음에 곧바로 남자친구에게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결혼하자고 할 줄 알았던 남자친구는 차갑게 돌변해 "피임을 했는데 왜 임신이 됐냐. 내 아이가 맞냐"고 되레 화를 냈다.

그러면서 자신이 유부남이고 아내가 곧 출산할 예정이라고 뒤늦게 사실을 고백했다.

A씨는 자신이 사랑한 남자가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졌다.

A씨는 자신을 속인 남성은 미웠지만 그의 아이는 꼭 낳고 싶다는 생각이다.

20대 시절 아기를 지운 사실이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로 남아있어서다.

A씨는 남자친구가 자꾸 자기의 아이가 아니라고 발뺌하는데 나중에 양육비를 받을 수 있을지, 유부남인 것을 속인 그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지 물었다.

이 사연에 대해 정두리 변호사는 양육비 청구와 손해배상 모두 가능하다면서도 상간녀 소송 위험이 있다고 조언했다.

정 변호사는 “가정이 있는 상대 남성이 본인의 아이인 것을 부정한다면 아기를 출산한 이후 남성을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통해 태어난 아이의 아빠로 인정받을 수 있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해 친자관계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이어 “친자관계가 확인되면 상대방의 가족관계등록부에 혼외자로 등재될 수 있으며 아기와 상대는 법률상 부자관계가 되기 때문에 인지청구 시기에 따라 과거 양육비와 장래 양육비로 구별해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상대방이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면, 가정법원에 양육비 지급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또 남자친구가 유부남인 것을 속인 것에 대해 “A씨가 상대 남자가 유부남인 것을 몰랐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덧붙여 “상대방으로부터 속았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이 중요하므로 상대방과의 대화 내역, 메신저 프로필, SNS에 결혼 사실을 알 수 있을 만한 사진이 있었는지, 동호회 다른 회원들의 진술서 등을 확보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다만 “인지청구를 통해 출산한 아이가 유부남인 남자친구의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된다면, 남자친구의 법률상 배우자가 알 수밖에 없어 남자친구의 배우자로부터 상간녀 소송을 당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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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