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단체 “중국 수감중이던 탈북민 강제북송...유아 포함”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활동을 벌여온 북한정의연대 정베드로 대표가 항저우아시안게임 종료 직후 탈북민 600여명이 강제북송됐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11일 “9일 오후 8시쯤 강제북송 직전에 중국 변방대 감옥에 수감 중인 탈북자가 매우 극적으로 중국의 가족에게 알려왔다”며 “이 가족은 중국인 남편에게 자신은 북송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으니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9일 강제북송은 처음이 아니라 마무리 단계였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소식통을 출처로 “이번에 탈북자들이 대거 북송됨말미암아 항조우 아시안게임 전부터 대기 중이던 2600명의 탈북자들 모두 북송이 마무리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코로나19로 3년여 기간 국경을 봉쇄했다. 북·중 합의에 따라 중국 당국이 체포한 탈북민을 북송해왔지만, 국경봉쇄로 인해 탈북민들은 중국에 감금된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 8월 27일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결정에 따라 해외 체류 공민 귀국을 승인해 북송 길이 다시 열렸다. 중국 정부가 북송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나 북한 인권 단체들은 익명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버스로 수십명씩 북송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9일 북송된 탈북민들 중에는 유아와 아동을 포함하고 있으며, 랴오닝성 단동, 지린성 훈춘, 도문, 남평, 장백 등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북한 보위부가 직접 중국으로 와 호송에 관여하고 지휘하기도 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결정 이틀 후인 8월 29일 단동에서 버스 2대에 90여명을 북한 신의주로 북송한 것이 시작이었다”며 “아시안게임 시작 전까지 암암리에 북송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탈북자가 강제 송환되면 고문과 감금이 시작되고 기독교 등 외국문화와 사상에 깊이 접촉한 사람은 비밀처형이나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질 것이 예상된다”며 “중국에서 경험한 각 나라의 자유세계와 정보 그리고 외부세계에서 목격한 지식이 탈북자들에 의해 북한주민에게 퍼져나갈 것을 매우 우려한 북한당국은 이들을 철저히 격리시켜 가혹한 방법으로 자백을 강요하는 등 끔찍한 인권침해를 자행할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