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8명 숨진 디엘이엔씨, 단톡방서 드러난 ‘책임 떠넘기기’
[앵커]
학비를 벌려고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추락해 숨진 29살 청년 고 강보경 씨 소식입니다.
공사를 맡았던 기업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뒤 가장 많은 8명의 사망자를 낸 건설사 '디엘 이앤씨' 입니다.
그동안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부인해 왔는데, KBS가 취재해 보니 회사 측의 해명과는 다른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단독 보도, 배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매일 아침 8시, 고 강보경 씨 유족들은 건설사 DL E&C로 향합니다.
이 회사 건설현장에서 강 씨가 추락해 숨진 지 오늘(11일)로 61일째입니다.
[강지선/고 강보경 씨 누나 : "(알바로) 돈을 벌어서, 자기 스스로 장학금 받아가면서 대학교를 다니고. 근데 갑자기 경찰분이 찾아 오셔가지고 오전에 죽었다고. 안치실에 있다고."]
강 씨는 아파트 6층에서 깨진 유리를 교체하다가 100kg가량 무게의 창호와 함께 건물 밖으로 추락해 숨졌습니다.
관련 회사들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원청인 DL은 "사고 당일엔 유리 운반만 지시했다".
하청인 KCC 역시 "유리운반 작업만 지시했다"는 입장입니다.
유리를 옮기라고만 했지 교체하라고는 안 했으니 책임이 없다는 얘깁니다.
KBS가 확보한 공사 관계자들의 단체 대화방, 회사 측 해명과 다른 정황이 확인됩니다.
사고 전날인 10일 DL 측 직원이 '최대한 빨리 교체'해달라고 한 겁니다.
[강지선/고 강보경 씨 누나 : "사장이 모르는데 마음대로 유리를 끼웠다 넣었다. 말이 안 된다고 보고요. 말도 안 되는 핑계시고요."]
현장 관리 책임도 드러났습니다.
당일 현장엔 추락을 막는 방호망이 없었습니다.
추락하더라도 사망을 막는 안전대 역시 지급되지 않았고, 안전고리도 현장에 없었던 거로 노동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주환/국회의원 : "사고가 터지고 나면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기업 간에 입 맞추기라도 이뤄진다면 책임 소재를 밝히기도 어려워지는 만큼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합니다)."]
유족이 원하는 것은 하납니다.
[이숙련/고 강보경 씨 어머니 : "잘못 했다고 말 한마디 없는 거예요. (잘못했다고) 말 한마디라도 하면 안 좋겠습니까."]
DL과 KCC의 경영 책임자들은 내일(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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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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