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상징’ 웨버 대령·싱글러브 장군 추모비 12일 파주서 제막식

정충신 기자 2023. 10. 1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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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군 사령관 및 참전용사 등 참석 예정
13일엔 주한미군 순직자 추모비 설계 공개
고 윌리엄 빌 웨버 대령. 라미 현 제공

한미동맹재단은 오는 12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한미동맹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고(故) 윌리엄 E 웨버 대령과 존 싱글러브 장군을 기리는 추모비 제막식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웨버 대령은 공수부대 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해 인천상륙작전과 서울수복작전 등에서 활약했다. 원주 전투에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었으며, 장애를 딛고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19인의 용사상’ 및 전사자 명단을 새긴 ‘추모의 벽’ 건립에 앞장서는 등 미국에서 6·25 전쟁을 재조명하는 데 헌신했다. 생전 여러 행사에서 왼손으로 경례하던 모습이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1년여간의 수술 끝에 현역에 복귀했다가 1980년 전역했고, 1993년부턴 한국전 참전용사기념재단(KWVMF) 회장을 맡아 수도 워싱턴DC 소재 한국전 참전비 ‘19인의 용사상’ 건립을 주도했다. 이후 2006년부터 한국전 전사자 명단을 새긴 ‘추모의 벽’ 건립운동에 헌신했던 그는 지난해 4월 97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싱글러브 장군 역시 6·25 참전 용사로, 1977년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미 행정부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는 등 한미동맹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싱글러브 장군은 6·25전쟁 시기 김화지구 전투 등에 참전했다. 특히 그는 주한유엔군사령부 참모장으로 근무하던 1977년 5월 지미 카터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5년에 걸쳐 철수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 계획은 곧 전쟁의 길로 유도하는 오판"이라고 비판했다가 이듬해 4월 강제 전역 조치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100세 나이에 별세한 싱글러브 장군은 생전에 ‘주한미군 철수계획에 반대하지 않았다면 별 몇 개를 더 달 수 있었다’는 지적에 "내 별 몇 개를 수백만명의 목숨과 바꿨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답한 일화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별세해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제막식에는 웨버 대령의 손녀인 데인 웨버 여사와 싱글러브 장군의 아들인 존 O 싱글러브 내외가 참석할 예정이다. 6·25 전쟁 참전용사와 전후 주한미군으로 복무했던 장병과 가족 90여 명도 자리를 함께한다.

1994년 생전의 존 싱글러브 장군. 연합뉴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앞두고 추모비 건립을 추진해왔으며 국회와 SK그룹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진행해왔다.

행사에는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전우회 회장, 윤종진 국가보훈부 차관, 윌러드 벌러슨 미 8군사령관, 조이 사쿠라이 주한 미국대사관 공관차석, 정승조 전 합참의장, 최병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참석한다. 추모비 건립을 후원한 SK그룹의 최태원 회장도 자리를 함께한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 보훈부는 오는 13일 웨스틴조선 서울 호텔에서 한미동맹 콘퍼런스를 열며 만찬에서는 제1회 아너스 상 시상식도 진행된다.

신설된 ‘아너스 상’은 한미동맹에 기여하고 동맹의 미래를 위해 특별히 헌신한 이에게 주어진다. 첫 수상자로 육군 53보병사단 노영수 상사,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 35특수임무대대 송승현 상사, 북한 목함지뢰 사건으로 부상한 하재헌 예비역 중사, 우현의 한미동맹친선협회장, 수원 공군기지 등에서 복무했던 타일러 윌리엄스 대위, 미 예비역 리처드 보구스키 씨, 한국계 미국인 매튜 리 씨 등이 선정됐다.

이런 가운데 재단은 오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하는 ‘한미동맹 컨퍼런스’를 통해 1953년 7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에서 복무하다 작전·훈련 중 순직한 장병 100명을 기리는 추모비의 설계 도안도 공개할 계획이다. 이 추모비는 서울 용산공원 내 설치가 논의되고 있다.

북한은 올 1월 재단의 이 같은 주한미군 전사자 추모비 건립 계획을 두고 대외선전매체 류경에 게재한 글에서 "미국놈들의 더러운 이름을 새겨 넣겠다니 이런 얼빠진 놈들이 또 어디 있겠는가"라며 막말 비난했다.

재단은 이외에도 6·25전쟁 시기 미 8군 사령관으로 참전한 고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의 사료(史料)를 디지털화돼 연내 온라인을 통해 일반에 공개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밴플리트 장군은 전쟁 당시 중공군 공세를 뚫고 전선을 북위 38도 이북으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우리 육군사관학교 설립에도 기여해 ‘한국군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한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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