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탈 위험 높은데도···방재시설 1개도 없는 국가 지정 문화재 12곳

목조문화재는 화재 위험이 높지만 방재시설을 하나도 갖추지 않은 문화재가 '보물'인 경북 문경 봉암사 봉황문을 비롯해 12곳에 이릅니다. 

대구 북구 을 지역구 국민의힘 김승수 국회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국가 지정 목조문화재 방재시설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가 지정 목조문화재 522곳 가운데 소화 시설, 경보시설, 방범 설비 중 1개 이상 설치되지 않은 곳이 135군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3개 시설이 모두 설치되지 않은 곳은 보물로 지정된 경북 문경 봉암사 봉황문, 전남 구례 천은사 일주문 등 12곳에 달합니다. 

한 가지 종류의 방재시설만 갖춘 문화재는 26곳, 두 가지 종류의 방재시설만 설치된 문화재는 97곳입니다. 

지난 2019년 문화재청이 2022년 모든 국가 지정 목조문화재에 방재시설을 100% 설치하고, 2040년까지 석조와 동산 등 다른 문화재까지 첨단 방재시설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다수의 목조문화재가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소화설비인 소화전과 호스릴, 방수 총조차 갖추지 않은 문화재도 39곳이며, CCTV가 없는 문화재도 55곳에 달해 신속한 초기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김 의원실은 설명했습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 8월까지 화재로 인한 문화재 피해는 31건에 달합니다. 

국가 지정 목조문화재의 화재보험 가입률도 낮은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불국사와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뿐만 아니라 2012년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구례 화엄사 등은 화재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습니다. 

보험사가 화재 위험을 높게 인식해 수익성을 낮게 보고, 보험가액 산정이 어려워 가입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김승수 의원은 "2008년 숭례문 화재처럼 또다시 우리 소중한 문화재를 잃는 일이 없도록 화재위험이 커지는 겨울철을 대비하여 방재를 서둘러야 한다"며, "문화재가 훼손되면 막대한 복원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문화재청이 적극적으로 나서 보험 가입률을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