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건물 빼곡한 ‘하마스 요새’…이스라엘군 시가전 ‘골머리’
매복·기습 등 지리적 이점…본격 진입 땐 피해 확대 불 보듯
“붙잡힌 인질 100여명 살해 협박, 군사적 선택지 제한” 의견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상전이 벌어지면 이스라엘군과 무장정파 하마스 간 격렬한 시가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시간) CNN·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 국경 지대에서 자국군에 연설하면서 “군대에 관한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 전면적인 공격을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경계를 따라 군사력을 증강하고 포위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 가자지구 인근 자국민들에게 대피를 준비하고 72시간 동안 필요한 음식과 물, 보급품을 충분히 마련하라고 전달했는데, 가디언은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전했다.
초점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려 할 것인지에 쏠린다. 지상전을 전개할 경우 가자지구는 인구 밀도가 높고 건물이 빽빽한 지역이어서 시가전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디언은 과거 충돌 사례를 토대로 “가자지구의 지형이 작전에 제한을 주기 때문에 이스라엘군은 같은 접근 경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전에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벌일 때 난민 캠프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피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와 다른 지역 간 연결을 차단하고 도시 주변을 통제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가자지구 지형에 익숙한 하마스에 최대한 유리한 상황을 내주지 않으려는 선택이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본격 진입한다면 양측 충돌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에는 하마스뿐만 아니라 이슬라믹 지하드(PIJ),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PFLP), 팔레스타인 해방민주전선(DFLP) 등 수많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존재한다.
하마스가 이번에 생각보다 강한 군사력을 보여줬고 이다음 벌어질 상황에 대비가 돼 있으리란 점도 변수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익숙하며 과거 이스라엘군이 침투했던 경로를 알고 있다. “이들은 대전차 지뢰와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군의 전략을 잘 아는 숙련된 사령관들이 있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전력 면에서 열세인 하마스는 전면전을 피하고 지형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자지라는 “하마스는 기습 공격, 매복 및 저격 등으로 사상자를 최소화하고 직접적인 대결을 줄여 작전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마스 대원들은 이스라엘이 접근하기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인구가 밀집된 난민 캠프에 숨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지상전은 이스라엘 측 피해도 수반할 수밖에 없다. 100명 이상 인질이 붙잡혀 있다는 점이 난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지속할 경우 인질을 한 명씩 살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의 리처드 하스 명예회장은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기고 ‘이스라엘의 딜레마’에서 “인질 때문에 이스라엘의 선택지가 제한돼 있다. 시가전보다 어려운 군사 작전은 거의 없고, 과거 시가전에서 많은 군인이 목숨을 잃거나 포로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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