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과 동행하는 '사랑 공동체'

CBS노컷뉴스 최종우선임기자 2023. 10. 1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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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우리교회(96) / 서울중국인교회
창립 20주년…중국인들의 예배처·피난처·쉼터
20년동안 중국인 3천~4천명 거쳐가
중국인 중심교회로서 코로나 기간 '큰 타격'
성도들의 헌신과 사랑으로 교회 지켜
중국인 자녀 인성교육 차원 '잠언읽기' 캠페인
서울중국인교회 성도들

[편집자 주]
 
각 지역 교회의 선한 사역을 소개하는 우리 동네, 우리교회.
 
96번째 순서로, 중국 한족들을 섬기며 복음을 전파하는 등 20년 동안 중국인들의 따뜻한 친구이자 피난처로 살아가고 있는 중국인 공동체 서울중국인교회를 만나본다. 

대한민국의 최대 차이나타운인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 

대림로 상가 지하에 자리한 서울중국인교회. 

중국인들의 예배처인 서울중국인교회는 그들의 쉼터이자 그들의 피난처이기도하다. 

최황규 담임목사는 중국인들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 서울중국인교회가 세워졌다고 말한다. 

최황규 서울중국인교회 담임목사

[최황규목사/서울중국인교회 담임]
"제가 서울조선족교회에서 부목사로서 조선족 동포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데 그때에 한국에 체류하는 한족들이 조선족을 통해 서울조선족교회에 와서 도움 요청을 많이 했습니다. 체불임금, 폭행, 성폭행, 산재, 일하다 다리가 다치든가 사망한다든가, 그런데 한족들이 조선족에게 와서 도움을 요청할 때 그 당시 조선족교회의 조선족 동포들이 한족들을 따뜻하게 대하질 않았어요. 이런 상황들을 보니까 한족들이 너무 불쌍하잖아요. 한족도 사람이잖아요. 중국인도… 근데 한족들의 그러한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공간이나 공동체나 교회가 없었어요. 그래서 조그마한 중국인교회를 마련해서 우리가 중국인의 공동체가 되어보자. 이들을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냉대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서 이곳에 중국인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중국인교회 창립 20주년 기념예배 모습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한족들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 20년 전에 설립된 서울중국인교회.

20년 동안 서울중국인교회를 거쳐 간 사람들은 3천명에서 4천명 정도.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매주일 40명에서 50명 정도의 성도들이 모였다. 

그러나 중국인 중심의 교회라는 이유로 코로나 기간 가장 많은 타격을 받으면서 지금은 성도수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 

[최황규목사/서울중국인교회 담임] 
"코로나가 결정적으로 중국인 교회에 영향을 미쳤는데 서울 대림동은 한국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최대의 차이나타운, 그 안에 중국인 교회가 있고, 오리지널 중국인 중심의 교회라고 하는 것을 한국사회가 인식하고 있는데 서울중국인교회에 가면 코로나 걸려 죽는다라는 것이 이제 코로나 초기에 소문이 퍼졌고, 또 대림동에만 가도 중국인 많으니까 코로나 걸려 죽는다 하면서 아마 우리 서울중국인교회가 한국 사회에서는 가장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코로나로 수많은 작은 교회들이 문을 닫았지만 서울중국인교회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성도들의 헌신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 주일 중국어 통역으로 봉사하고 있는 이평안집사는 작은 사명이라고 고백한다.

이평안 서울중국인교회 집사(통역전담)

[이평안/서울중국인교회 집사(통역전담)]
"제가 중국에 가기 전에도 잠깐 통역을 했었고, 그리고 중국의 회사 일로 가게 되었는데 그때 최황규목사님께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셨습니다. 근데 그때는 교회에 대한 비전이나 저는 젊었고 또 어렸고 신앙이 깊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에서나 아니면 제 커리어에 도움 될 수 있는 부분으로 저는 선택하게 되었고 목사님의 조심스러운 제안을 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중국에 갔고 13년이 지나서 다시 한국에 왔고, 한국에 2020년에 왔을 때 그렇게 연결이 되는 거죠. 여기 와서 통역을 하는 일, 또 신앙 생활하는 것도 그렇고 너무 부끄럽습니다만 하나의 작은 사명이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볼 때 기쁨이 있고, 목사님이 해 나가고자 하는 부분에서 저는 충분한 서포트가 필요하고 그 일을 저는 할 뿐입니다."

서울중국인교회 야유예

이 같은 헌신과 사랑이 있었기에 중국인들은 이곳에서 하나님을 만났고 평화를 찾았다.

중국 민주화운동 세력 가운데서 손꼽히는 이론가이자 사상가인 우쩐롱씨. 

20여 전 한국에 와서 서울중국인교회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우쩐롱씨는 서울중국인교회로부터 예수님을 알게 돼 날로 신앙이 성장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자유를 얻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우쩐롱/중국민주운동해외연석회의 부장]
"한국에 와서 자유를 얻었고 또 저의 생각을 쓸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있을 때는 이런 자유와 권리가 없었는데 한국에 와서 이런 걸 다 얻어서 정신적으로 아주 행복하고 서울중국인교회와 또 목사님과 함께 하면서 예수님을 알게 됐고, 교회가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끊임없는 도움과 협조 함께함, 그런 것 때문에 저의 신앙은 0에서부터 지금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서울중국인교회에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2005년부 서울중국인교회에 나온 황연준 집사.

황집사는 믿음 안에서 평안을 얻어 기쁘다고 한다. 

[황연준/서울중국인교회 집사] 
"한국교회를 갔을 때는 말을 못 알아들어서 힘들었는데 어느 날 이 근처를 지나가는 길에 우연하게 서울중국인교회를 발견하고 오게 됐어요. 늘 따뜻하게 대해 주셔서 이후 매주 나와서 예배를 드리고 믿음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신앙생활 하면서 많은 기쁨을 얻었고 하나님을 깊이 알게 됐고 그래서 매일같이 내 마음에 기쁨과 평안을 얻게 되었습니다."

서울중국인교회는 중국인 자녀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성경 잠언읽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인들의 삶의 안식처이자 피난처인 서울중국인교회는 중국인 자녀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잠언 성경읽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황규목사/서울중국인교회 담임] 
"길 건너 바로 앞에 대동초등학교가 있어요. 한국에서 가장 중국인 어린이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가 대동초등학교입니다. 그런데 중학교에 올라가고 고등학교에 가려면 학력과 언어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률이 70%도 안 될 정도로 굉장히 떨어져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몇 년 전부터 준비해 왔던 것은 지역의 중국인 어린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인성을 기르고, 성품을 기르고, 가치관을 정확히 길러줄 수 있는 것, 그래서 성경의 잠언이 31장이잖아요, 하루에 한 장 읽으면 한 달에 한 번 잠언 읽기 운동 캠페인을 하고 있었고 코로나로 3년간 못했기 때문에 지금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잠언을 지속적으로 읽어 지난달 서울중국인교회 창립 20주년 기념일에 잠언패를 받은 황현우 어린이.

아무것도 모르고 읽기 시작한 잠언통독이 멈출 수 없는 습관이 되었다.

황현우 서울번동초 5학년

[황현우 /서울 번동초 5학년]
"처음엔 어머니 따라서 교회 왔는데 저도 교회에 왜 왔는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최황규 목사님이 예배하면서 잠언을 읽으면 진짜 지혜로워진다고 하셔서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잠언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까 습관이 되고, 또 안 읽으면 불안해서 이제는 멈출 수 없게 됐습니다."

잠언 읽기 캠페인 뿐 만 아니라 다음세대들에게 한반도의 지정학을 정확하게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는 최황규 담임목사.

최목사는 '우리동네,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중국인 어린이들이 한국에서 꿈을 펼치며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고 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황규목사

[최황규목사/서울중국인교회 담임]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나 중국인 등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영원히 뿌리를 내리고 살려면 한반도와 한국의 역사를 정확히 인식해야 되고,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을 어릴 때부터 철저히 가르쳐야 된다. 이것은 생존의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인 자녀들한테 기회가 되는 대로 독서를 통해서, 또 한국 역사를 통해서 한반도의 지정학을 정확히 알려주고 이 지정학적 조건 속에서 외국인 어린이나 중국인 어린이가 한국에서 어떤 방향을 갖고 살아가야지 꿈을 이룰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을 알리는 독서 운동의 하나로서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을 이제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목사는 더불어 "서울중국인교회가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길 바란다"며 "한국교회 안에서 중국인 선교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분들이 있다면 서울중국인교회와 함께 걸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영상기자 / 최현·정용현·최내호, 영상편집 /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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