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판매 늘었지만 성장률 둔화”… LG엔솔, 美 IRA 혜택 2배 증가에도 매출 감소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2023. 10. 1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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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매출 8조2235억·영업익 7312억
IRA 텍스크레딧 2분기 1109억→3분기 2155억
“텍스크레딧 증가는 배터리 생산·판매 확대를 의미”
배터리 생산·판매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 매출 5000억↓
“판가 변화 등 요인으로 실적 영향↓”
3개 분기 만에 작년 연간 매출·영업이익 넘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 8조2235억 원, 영업이익 7312억 원의 실적(잠정)을 기록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5% 늘었고 영업이익은 40.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표면적으로는 매출 증가율을 웃도는 영업이익 실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수치를 보인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비해서는 성장률 둔화 조짐이 감지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 관련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 제도(45X)에 따른 혜택인 텍스크레딧(Tax Credit, 미국 현지 제품 생산에 따른 보조금 개념) 실적을 통해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텍스크레딧으로 2155억 원이 영업이익 실적에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 실적은 5157억 원이다. 지난 2분기 LG에너지솔루션 텍스크레딧은 11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수치만 보면 생산·판매한 배터리 물량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배터리 생산·판매 물량이 늘어났다고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판매한 배터리 물량이 확대된 것을 텍스크레딧 실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IRA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배터리 셀과 모듈(정해진 광물 및 소재 요건 충족 시)에 대해 일정액을 텍스크레딧으로 수취할 수 있도록 하는 법 조항이다. 셀을 생산해 판매하면 kWh당 35달러를 지급하고 모듈에 대해서는 kWh당 10달러를 지급한다. 셀과 모듈을 모두 생산해 판매하면 kWh당 최대 45달러를 받고 이는 영업이익 실적으로 잡힌다. 전기차 1대에 70kWh급 배터리가 탑재된다고 가정하면 텍스크레딧 1000억 원은 전기차 2만4000여대에 탑재되는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해 판매한 것으로 단순 계산할 수 있다. 정확한 배터리 셀 및 모듈 생산 규모는 다양한 상황이 혼재돼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텍스크레딧 혜택을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은 매출 8조2235억 원에 영업이익 5157억 원이다. 지난 2분기 매출은 8조7735억 원, 영업이익은 5007억 원이다. 매출이 5000억 원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늘어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2배가량 증가한 텍스크레딧을 감안하면 매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생산·판매 규모가 크게 늘어났는데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소폭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배터리 제품이 동일한 규격과 가격으로 판매될 경우 제품 생산·판매 물량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텍스크레딧 증가율이 매출이나 영업이익 성장률과 비례하는 추이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고객사별로 공급하는 생산 제품(셀·모듈)과 판가 등이 모두 제각각이고 여기에 판가가 원자재 가격에 연동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텍스크레딧 수치만으로 실적 추이를 확인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생산·판매 물량이 늘었는데 매출 실적이 감소한 것은 경기침체로 인한 전기차 수요 감소 등이 주요 광물 등 소재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고 이로 인해 배터리 셀이나 모듈 판가가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때문에 글로벌 경제상황이 현 상태로 유지될 경우 당분간 텍스크레딧 증가에도 실적 성장은 둔화되는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간 실적은 높은 평가가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올해 1~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이 25조7441억 원, 영업이익은 1조9759억 원으로 집계됐다. 불안정한 글로벌 경영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3개 분기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연간 실적(매출 25조6000억 원, 영업이익 1조2000억 원)을 넘어섰다. LG에너지솔루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보유한 현금도 크게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기준 4조8602억 원 규모 현금(현금성자산 포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45.0% 증가한 규모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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