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정치’가 부른 여야 대리전…‘강서구청장’ 투표율 48.7%
작년 지방선거 투표율과 거의 비슷
여당 ‘보선 원인 제공자’ 발탁 논란
총선급 선거…여야 지도부 총출동
11일 끝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로는 유례없는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재대결로 여겨지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총력전을 펼쳤다. 이날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48.7%로 집계됐다. 지난해 6·1 전국동시 지방선거 당시 강서구청장 선거 투표율인 51.7%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번 보궐선거는 직전 강서구청장인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실시됐다. 김 후보는 지난 5월 대법원에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법원은 김 후보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폭로한 첩보 중 일부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은 확정 판결이 나온 지 석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8월 김 후보를 사면·복권시켰다. 김 후보는 당일 강서구청장 선거 재출마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한 달 뒤인 지난달 17일 김 후보를 후보로 확정했다.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가 사면을 받아 그 선거에 재출마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김 후보는 보궐선거 실시에 세금 약 40억원이 드는 데 대해 “1년에 1000억원 넘게 벌어들이기 위한 수수료 정도로 애교 있게 봐달라”고 말했다.
지난 6~7일 실시된 사전투표는 재·보궐, 지방선거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체 유권자 50만603명 가운데 11만3313명(22.64%)이 참여했다. 2013년 4·24 재·보궐 선거 때 사전투표제도가 도입된 이래 재·보궐 및 지방선거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기존 재·보궐 선거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은 2021년 4·7 재·보궐 선거 때 20.54%, 지방선거 중 최고 사전투표율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때 20.62%였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추석 연휴가 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매일같이 강서구를 찾아 김 후보 유세를 지원했다. 권영세·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상임고문) 등이 참여한 매머드 선대위를 꾸렸다.
민주당도 지도부가 수시로 진교훈 후보 선거운동을 도왔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9일 단식 후 입원치료를 받고 있던 병원에서 퇴원한 뒤 곧바로 강서구를 찾아 윤석열 정부 심판을 강조했다.
기초단체장 한 명을 뽑는 보궐선거에 각 당이 이처럼 전력을 쏟은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내년 총선 전초전으로 평가되면서 패했을 때 후폭풍이 상당히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 의중에 따라 김 후보를 무리하게 공천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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