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위원회 ‘LIV 골프’ 인정 또 거부
“24개 리그와 대등한 비교 어려워”
더스틴 존슨 순위 121위로 하락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지원을 받는 LIV 골프가 세계랭킹 시스템의 인정을 받는 데 또다시 실패했다.
남자골프 세계랭킹을 산정하는 세계골프랭킹(OWGR) 위원회는 LIV 골프가 1년여 운영을 바탕으로 지난 7월 시도한 청원을 최근 기각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OWGR은 LIV 골프가 한 대회당 출전선수 48명, 54홀 플레이, 노컷 리그로 치러져 세계 곳곳의 다른 24개 리그와 공정하게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 거부 이유로 들었다. OWGR의 피터 도슨 위원장은 “우리는 그들과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이 결정은 정치적인 게 아니고, 전적으로 기술적인 문제다. LIV 골프는 랭킹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지만 다른 24개 투어와 동등하게 비교할 수 있는 포맷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LIV 골프는 지난해 6월 출범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OWGR의 인정을 받기 위해 시도해왔다. 하지만 OWGR은 처음부터 LIV 골프의 대회 방식이 세계랭킹을 부여받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다.
LIV 골프는 자신들의 뜻이 좌절된 뒤 장문의 공식 성명을 내고 “OWGR은 세계 최고선수들을 랭킹에 반영해야 한다는 기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선수와 팬, 스폰서와 방송 등을 모두 무시하는 처사”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지난해부터 LIV 골프로 옮겨간 선수들의 세계랭킹은 심각하게 하락했다. 더스틴 존슨(미국)은 13위에서 121위,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은 20위에서 385위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29위에서 132위로, 케빈 나(미국)는 33위에서 453위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54위에서 375위로 내려가 있다. 전 세계 1위 브룩스 켑카(미국)만이 마스터스 준우승과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18위를 지키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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