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려면 통행료 내라"‥아스팔트까지 걷어 낸 땅 주인
[뉴스데스크]
◀ 앵커 ▶
공장들이 몰려있는 충북 청주의 한 마을인데요.
20년 넘게 사용하던 진입로가 하루 아침에 못 쓰는 도로가 돼버렸습니다.
진입로의 소유권을 가진 땅 주인이 통행료를 요구하다가 급기야 아스팔트 포장을 깨 버린 건데요.
공장 열세 곳이 가동을 하지 못해서 결국 문을 닫게 됐습니다.
김은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북 청주시의 한 공장 밀집지역.
굴착기 한 대가 진입로에서 아스팔트 포장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도로 한쪽이 금세 갈아엎어집니다.
연휴 기간 공장들이 문을 닫은 사이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노진왕/업체 직원] "주말에 공장들이 다 쉬고 있을 때 갑자기 포클레인을 동원해서 옆에 있는 도로를 다 파손시킨 경우예요. 출근하고 나서부터는 모든 업체들의 차량이 전면통제가…"
13개 공장들이 20년 가까이 이용하던 길을 갈아엎은 건 얼마 전 바뀐 땅 주인입니다.
땅 주인은 길을 계속 이용하려면 업체당 1억 원 이상을 내야 한다고 요구했고, 공장들이 이를 거절하자 울타리를 쳐놓고 통행을 제한해왔습니다.
이에 공장들이 석 달 전 법원에 통행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결과가 나오기 전에 진입로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우회도로가 있지만, 이곳 역시 땅 주인이 트랙터로 가로막고 있습니다.
자재 반입도, 제품 출고도 할 수 없게 된 공장들은 결국 가동을 멈췄습니다.
[김명옥/업체 이사] "자재가 없어서 일을 할 수가 없으니까. 뭘 만들었다고 해도 나가지도 못하고 도로가 저렇게 된 상황이라…"
땅 주인은 돈을 내지 않으면 진입로 이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입니다.
[오두영/도로 부지 소유자] "이제까지 공짜로 쓴 도로를 앞으로도 사지 않고 계속 쓰겠다? 말도 안 되는 얘기고. 적당한 가격에 협상이 들어오면 얼마든지 협상할 용의가 있어요."
관할 지자체도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저희가 개발행위를 법에 따라서 뭔가를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죠. 사유지이고 불법 사항이 아니다 보니까…"
경찰은 교통방해죄가 성립된다며 땅 주인을 입건하기로 했고, 공장 주인들은 관할 지자체를 상대로 우회도로 개설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
영상취재: 김현준 / 충북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김현준 / 충북
김은초 기자(echo@mbccb.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2499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 이스라엘·가자 접경에 탱크 집결‥인근 자국민에 대피령
- 이스라엘 현지 연결‥수시로 공습 경보
- "아기 시신 40구" 습격 농장 공개‥가자엔 "백린탄 투하" 주장
- '어린이 인질 구타 영상' 유포‥영상 보고 애타는 가족들
- 이스라엘 여행객 192명 무사 귀국‥"길거리 곳곳에 탱크 출몰"
-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이 시각 개표소
- "선거 결과보다 확실한 여론조사 어딨나"‥김행 운명은?
- 자영업자 잡는 '3%' 페이 수수료‥플랫폼은 연수익 2조 원
- [집중취재M] '치사율 56%' 2차 사고 막으려면?‥"증거 사진 찍고, 신속히 차 빼야"
- "현실에선 요양보호사 1명이 28명 돌봐‥인력 기준 조정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