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의눈물②] 작년, 재작년과 또 다르다‥빠르게 줄어드는 그린란드 빙하
[뉴스데스크]
◀ 앵커 ▶
지금 보시는 건 북극과 가까운 그린란드에서 저희 MBC 취재팀이 촬영한 빙하입니다.
빙하로 뒤덮인 극지방은 지구의 냉장고 역할을 하는데, 한해 한해가 다르다 할 만큼 심각한 수준으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극 지방의 위기는 결국 지구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 우리도 예외일 수는 없는데요.
기후환경팀 김민욱 기자가 빙하의 땅 그린란드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높이 50m가 넘는 거대한 얼음벽이 서 있습니다.
남극을 제외하고는 지구상 가장 거대한 빙하, 그린란드 대륙빙하의 남서쪽 끝자락인 러셀 빙하입니다.
수만년 동안 켜켜히 쌓인 눈이 만들어낸 장관.
하지만 러셀 빙하는 위태롭습니다.
카메라에 포착된 빙하의 붕괴 장면.
먼저 빙하 아래쪽이 살짝 부서지더니 잠시 뒤, 큰 굉음과 함께 다른 쪽이 무너져 내립니다.
큰 울림이 골짜기 전체를 가득 채울 정도의 거대한 붕괴입니다.
빙하 아래쪽에는 떨어져나온 얼음 조각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빙하 끝자락엔 여기저기 금이 가 있어 곧 추가 붕괴도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빙하 내부에서 얼음이 녹아 생긴 물은 아래쪽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수만 년 동안 빙하 아래에 놓여있던 토양이 밖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물은 이렇게 굉음을 내면서 거대한 물줄기를 만들며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2년 전 한국 연구진이 촬영한 러셀 빙하와 올해 러셀 빙하의 모습입니다.
뾰족하게 나와있던 빙하 끝 부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전체 크기가 줄어든 반면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은 늘었습니다.
[강왕구/한국항공우주연구원 무인이동체사업단장] "처음에 왔을 때보다 빙하의 높이가 훨씬 줄어든 게 이렇게 보이고요. 그 다음에 빙하의 앞면도 점점 뒤쪽으로 후퇴를 하고 있습니다."
빙하가 사라지면서 러셀 빙하까지 가는 길도 험해졌습니다.
빙하 주변 땅은 딱딱한 동토층에서 초지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여기에 올여름 이상기후로 비가 많이 내린 탓에 차량용 도로는 끊겼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산길은 질퍽한 습지로 변해버렸습니다.
"이렇게 파랗게 풀들이 자라고 있고. 며칠 동안 비가 계속 와서 지금 발이 계속 빠집니다. 거의 습지대에요. 빙하 찾아가는 길이 이럴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러셀 빙하를 지나 10km가량 더 내륙으로 들어갔습니다.
빙하가 지평선을 이루는 곳, 빙하의 끝이 보이지 않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린란드 전체의 80% 이상을 덮고 있는 그린란드 대륙빙하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색.
바로 지구 기온의 균형을 지키는 핵심입니다.
하얀색은 다른 색에 비해 알베도, 즉 빛 반사율이 높습니다.
뜨거운 태양에너지를 반사시켜 지구가 달궈지는 것을 막습니다.
[김현철/극지연구소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장] "(빙하가) 지구의 냉장고 역할을 하는 거에요. 온도 조절을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빙하 양이 줄었다는 것은 냉장고의 효과가 떨어졌다는 거죠. 계속 더워지는 게 더 심해지는 게 되겠죠."
빙하가 녹으면 극지방의 온도가 올라가고 다시 더 많은 빙하가 녹는 악순환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북극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 평균의 4배에 달합니다.
그린란드 대륙빙하의 온도는 20세기 평균보다 1.5도 올라 1천 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결국엔 그린란드 빙하의 3.3%, 110조 톤가량이 불가역적으로 녹게 돼 지구 해수면이 27cm가량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한반도는 8천km 넘게 떨어져 있지만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김현철/극지연구소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장] "어쩔 수 없는 받아들여야 될 상황 같고요. 특히 빙하가 감소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 한반도를 비롯한 원거리에 있는 지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가 충분히 생겼다(라고 봅니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지구의 해수면은 7m 상승합니다.
물론 수만 년 쌓인 빙하가 한순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지구의 기온 상승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과학자들은 빠르면 수백 년 내에 이곳의 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에서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 영상편집 : 송지원 / 영상제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도윤 선임연구원·(주)에이엠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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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허원철 / 영상편집 : 송지원
김민욱 기자(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2496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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