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음료 반입 안된다 하자…길바닥에 내동댕이친 승객에 누리꾼 ‘공분’

2018년부터 서울 시내버스 내 음식물 반입 제한
기사에게 제지당하면 길거리에 투기하는 일 적지 않아
시 관계자, 본지에 “안전사고 우려 있으니 반입 말아주길”

음료가 담긴 컵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면서 도로 위에 내용물이 쏟아진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한 승객이 음료를 들고 버스를 타려다가, 기사로부터 제지당하자 음료를 길바닥에 내팽개쳐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남성이 음료를 들고 타려다 기사님이 막자 길바닥에 음료를 냅다 뒤로 던져버렸다’는 내용의 엑스(전 트위터) 게시글이 공유됐다.

이를 목격한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일 서울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발생했다. 버스기사가 A씨 앞에 서 있던 남성 승객에게 ‘(음료를) 들고 못 타니 버리거나 다음 차를 타라’고 하자, 음료를 냅다 뒤로 던졌다는 것이다.

A씨는 “내 얼굴 옆으로 팔을 쭉 뻗어 던진 데서 한번 놀라고, 쓰레기를 길바닥에 냅다 내팽개쳐 던진 것에 두번 놀랐다”고 당시 받았던 충격을 드러냈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음료가 담긴 컵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면서 도로 위에 내용물이 쏟아진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도대체 왜 화풀이를 하는 거냐”, “무식하고 천박한 행동”, “그저 자신이 제지당했다는 것에 분노한 것”이라며 남성 승객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많은 누리꾼이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며 저마다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음료가 담긴 컵을 그대로 버스정류장에 두고 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나도 버스기사에게 제지당하자 '그럼 음료를 어떻게 버리냐’며 화내는 승객을 봤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2018년 1월부터 서울 시내버스 내 음식물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안전 운행기준에 관한 조례’ 제11조에 따르면 시내버스 운전자는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판단되면 음식물이 담긴 일회용 포장 컵 등의 운송을 거부할 수 있다.

서울시 도시교통실 교통기획관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시내버스에 음료 등 음식물 반입 관련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가 좀 있다”고 설명했다.

시의 세부 기준에 따르면 일회용 컵에 담긴 뜨거운 음료나 얼음 등 음식물 반입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취식 여부와 관계없이 버스기사가 음료가 든 일회용 컵을 든 승객의 탑승을 거부하는 것은 적법하다.

또 시 관계자는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 때문에 일회용 컵에 음료가 담긴 경우에는 버스기사가 승객의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며 “컵에 음료가 없는 경우에는 들고 탔다가 버스 안에 마련된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다시 가지고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가 시행된지 몇년이 지난 만큼 많은 이들이 인지하는 것으로 안다”며 “안전을 위해서라도 모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