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경영 승계 계획 있지만 아직 공개할 시점은 아냐”

이진주 기자 2023. 10. 1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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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63)이 최근 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룹 경영 승계에 대한 구상은 갖고 있지만 아직은 밝힐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최근 중국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에 들어간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는 SK 쪽 유통채널과는 상관 없이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11일 보도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고민 중이고 그것(승계)을 준비해야 한다”며 “만약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아직 공개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1998년 별세한 고 최종현 선대회장을 이어 SK그룹 총수가 됐다.

최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사이에 장녀 윤정씨(34)와 차녀 민정씨(32), 장남 인근씨(28)를 뒀다.

윤정씨는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하며 신약 개발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 해군 장교로 복무해 유명세를 탄 민정씨는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다 휴직한 뒤 미국의 원격의료 스타트업에서 자문역을 맡고 있다. 인근씨는 SK E&S 북미법인 패스키에서 근무 중이다.

앞서 최 회장은 2021년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그룹 승계 문제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아들은 아직 어리고 본인의 삶을 살 것이며 제가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최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당장 특정 자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 모두에 열려 있다는 게 기본 입장으로 알려져왔다. 이번 블룸버그 인터뷰에서는 ‘승계 계획’을 직접 언급해 다소 나아간 측면도 엿보이지만 아직 최 회장이 젊은 편이고 자녀들은 어려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한편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최근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의 수출이 가능하도록 한 미국 정부의 조치를 환영했다. 최 회장은 “사실 우리 제품은 메모리 반도체여서 일종의 범용 제품에 해당한다”며 “범용 제품에까지 엄격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칩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일과 관련해서는 “미스터리”라고 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화웨이에 공급하는) 자체 유통망을 갖고 있었다면 (제재 이후) 절대로 그 채널을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자체 조사 결과 이는 우리 채널이 아니며 스스로 최종 사용자라고 밝힌 다른 채널”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의 반도체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공급 과잉이 일어나고 있고, 특히 메모리 부문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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