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 기승인데, 방제 예산은 삭감

현예슬 2023. 10. 1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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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나무가 말라 죽게 되는 이른바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올해 들어 급증했습니다.

고사된 소나무는 산불이나 산사태 위험을 키워 반드시 관리가 필요한데요.

기후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는데, 이 문제를 기후위기대응팀 현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벌써 단풍철인가 싶게 붉게 물든 산등성이.

가까이서 보니 사시사철 푸르러야 할 소나무입니다.

'재선충병'에 감염돼 붉게 말라 죽었습니다.

[정용성/산림기사 : "사람의 육안으로 봤을 때 붉게 변하기 시작했다. 거의 완전히 고사한 상태라고 보셔도 됩니다."]

'재선충'은 소나무에 사는 일부 하늘소 같은 '매개충'에 기생합니다.

매개충이 소나무를 갉아먹을 때 소나무로 파고들어 가 나무를 고사시킵니다.

소나무 재선충에 감염되면 소나무는 이렇게 1년 안에 말라 죽게 됩니다.

그런데 올해 피해가 더욱 늘었습니다.

지난해 고사한 나무는 전국에 37만여 그루.

올해는 약 107만 그루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기후 변화 탓이 큽니다.

실제로 올봄 기온이 오르면서 재선충의 매개충이 지난 2020년보다 10일 가까이 빨리 깨어났습니다.

[김명관/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장 : "올해 같은 경우는 봄철 고온 현상으로 인해서 매개충의 우화(깨어나는)되는 시기가 일주일가량 빨라졌고 이로 인해 매개충의 활동 기간이 늘어나면서 피해가 확산됐다…"]

문제는 기온 상승에 따라 매개충의 활동 시기가 빨라지는 지역도 지금보다 약 14배 확대될 거란 점입니다.

일단 병에 걸리면 치료 방법은 없습니다. 방제작업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내년 방제 예산은 올해보다 약 200억 원이 줄었습니다.

[정규원/산림기술사 : "올해 예산이 부족해서 방제를 또 못하게 된다면 확산의 속도는 엄청 빠르게 확산될 거라는 거죠."]

재선충은 소나무의 생태만 위협하는 게 아닙니다.

고사된 나무는 산불 땐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산사태 위험을 키워 우리의 삶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현예슬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영상제공:국립산림과학원 녹색연합/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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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예슬 기자 (yes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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