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 이진형 엘비스 대표 "팀 빌딩엔 가치관이 최고 중요"

방은주 기자 2023. 10. 1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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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얼 개최 '2023 실밸 한국인' 행사서 강연...6가지 원칙 제시 눈길

(지디넷코리아=방은주 기자)"팀 빌딩은 가치관이 같은 사람과 같이 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또 목표를 멀리 잡고 멀리 보는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약간 틀려도, 일이 안 이뤄져도 다시 바로잡고 갈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핫한 인물로 세계가 주목하는 이진형 엘비스 창업자 겸 대표(스탠퍼드대 교수)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스얼)가 11일 경기도 분당 소재 네이버1784 28층 스카이홀에서 개최한 '2023 실리콘밸리 한국인(Korean in Silicon Valley 2023)' 행사에서 연사로 나와 이 같이 밝혔다. 

'실리콘밸리 한국인' 행사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민간 지원기관 스얼이 매년 개최하는 것으로 올해가 10회째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미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활약하는 창업자와 실무자를 한국에 초청, 인사이트를 나눈다. 올해는 ▲과거와 현재의 실리콘밸리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창업가 ▲'글로벌 커리어를 쌓는 사람들 등의 세 주제로 나눠 진행했다.

이날 이진형 대표는 김범수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부대표), 유호현 옥소폴리틱스 대표 와 함께 '과거와 현재의 실리콘밸리' 세션에 참여해 앨비스 창업 배경과 주력 서비스를 소개한 후 패널토론에도 참여했다.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이 대표는 한국인 여성 최초로 스탠퍼드대 교수에 임용됐고,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15년 정도 연구한 후 2013년 엘비스를 창업했다. 

이진형 엘비스 대표가 11일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엘비스는 두뇌 회로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뉴로매치'를 개발, 뇌전증 진단에 사용하기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환자의 뇌를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어 뇌의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알아볼 수 있는 이 의료기기를 올해말 출시할 예정이다.

2018년 50대 이상 세대의 삶의 질 개선과 건강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라이나 재단이 수여한 '라이나50+ 어워즈'의 첫 수상자로 선정됐고, 이듬해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파이어니어 상'도 받았다. 유학 중 외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오랜 기간 투병 생활 하는 걸 보면서 '뇌 질환 해결'에 관심을 가졌다. 회사이름 엘비스(LVIS)는 뇌 회로를 '생생하게 시각화(Live visualization)'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대표는 '선택(choice)'을 강조하는 해리포터에 나오는 문구(It is not our ability that show what we truly are. It is our choice)를 보여주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의 현재도 수많은 선택이 낳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책도 읽고 영화도 봤지만 처음에는 저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힘든 일을 겪고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저 문구를 봤는데 그때서야 감동이 왔다"고 들려줬다.

국내외서 명성이 높은 그는 "내가 실패가 없어 보이나요?"라고 자문하며 "나도 무릎팍이 깨지고 넘어졌다. 단지 다시 일어났고, (여러분들이) 못봐서 그렇다. (나도)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할때도 많았다"고 말했다.

한국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 진출시 유의해야 할 점도 지적했다. "진출을 위한 진출을 하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또 "혹한기라고 하는데 (나는) 매일 매일이 혹한기"라면서 "투자 받은 사람은 망하면 안된다"는 벤처관을 보였다. 실패를 마치 성공으로 가는 다음 단계로 가는 일부의 안일한 생각에 선을 그었다. 특히 그는 '디테일'을 강조했다. "엑설런스(우수함)와 실패의 차이는 디테일에 달려 있다. 디테일을 안다고 착각하면 안된다. 이건 아주 위험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진형 대표가 스탠퍼드에 있는 실리콘밸리 사무실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한국인은 정말 뛰어난데 리더십이 아쉽다면서 리더십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가 실리콘밸리에 관심을 갖는 건 리더이기 때문"이라면서 "나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여기에 맞춰 자주적으로 생각하고 남을 이끌어 정상에 가야한다. 그런데 한국인은 이게 약하다. 이런 커뮤니티에 관심이 생겨 리더십 포럼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고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내적 동기부여(인터널 모티베이션)'가 중요하다면서 목표를 멀리 잡을 것도 주문했다. 힘들고 지쳐 그만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때 이를 극복하려면 왜 사업을 하는 지 등의 내적 모티베이션이 중요하고 이를 동일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멀리 보고 목표를 길게 잡아야 약간 틀어져도 다시 다잡아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6가지 원칙도 제시했다. 첫째, 사람들에게 유익한 것을 하라(Do good for the people) 둘째, 홀로일 수 없다. 도움에 감사해야 한다(We can't do anything alone. Be grateful to those who help) 셋째, 용기를 갖고 언제 어디서든 도전을 받아들여라(Have courage and be ready to take on new challenges at any time) 넷째, 경청하고 비판과 장애에 귀를 기울여라(Listen and pay attention to criticism and obstacles) 다섯째, 겸손해라, 나보다 낮은 사람은 없다(Be humlbe. Nothing is beneath you) 여섯째, 인생은 장기전이다. 길고 멀리 보라(Focus on the long game).    

뇌 회로가 전공인 그는 청중과 질의응답 시간에 뇌에 칩을 심는 연구를 하는 일론 머스크에 대해 "(여러분) 뇌를 뚫고 싶나? 뚫으면 안된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기도했다.

방은주 기자(ejbang@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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