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처럼 되겠다"…카이스트 찾은 SK하이닉스 사장, 무슨 말?
HBM 등 첨단·응용기술 갖춘 SK하이닉스…기술 혁신 지속
(대전=뉴스1) 강태우 기자 =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아이돌 그룹 '뉴진스(New Jeans)'와 같은 시대의 아이콘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곽 사장은 11일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본원 정근모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초기술로 세상을 더 행복하게'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최근 뉴진스가 발표한 ETA라는 굉장히 신나는 곡이 있는데 SK하이닉스에도 ETA가 있다"며 "바로 E(Environment), T(Technology), A(Application)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진스가 질리지 않고 오래가는 시대의 아이콘을 지향하는 것처럼 SK하이닉스는 저희만의 ETA를 갖고 인기에 연연하거나 잠깐 반짝하는 회사가 아닌 오래 가고 좋은 회사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We Do Technology'라는 슬로건처럼 SK하이닉스(000660)는 기술 베이스에서 모든 생각을 하고 의사 결정을 한다. 이날 곽사장이 언급한 ETA 역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선 E는 '친환경 기술'을 뜻한다. 지구 곳곳에서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위해 탄소 저감 활동, 저전력 장비 개발 및 도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T는 '한계를 극복하는 첨단 기술'이다. 고객이 요구하는 대용량, 초고속, 저전력 기반의 신뢰성 높은 제품을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곽 사장은 "D램의 경우 현재 1a㎚까지 생산하고 있고 1b㎚ 양산 직전 단계까지 온 상태다"며 "낸드가 3D로 갔듯이 향후 D램 또한 2D에서 3D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A는 '새 시대를 이끄는 융복합 응용 기술'을 의미한다. 시장에서 일부 성능에 특화된 메모리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춘 응용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곽 사장은 "CPU가 맞춤형으로 가면서 메모리가 이제는 스페셜티, 커스터마이즈 제품으로 옮겨가는 시대가 됐다"며 "시발점이 HBM4 정도부터 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의 LPDDR5T, LPDDR5X와 같은 모바일 D램, 가상현실(VR) 기기용 초저전력(Ultra Low Power) 메모리, HBM3 등이 특화된 응용제품이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 양산한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은 생성형 AI 시대를 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 세대인 세계 최고 사양 HBM3E도 내년에 양산 예정이다.
곽 사장은 최근 글로벌 트렌드도 분석했다. 최근 메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을 일컫는 'MAMAA' 동향을 분석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 1 트릴리언(1조 달러) 클럽에 들어온 회사가 있는데 바로 엔비디아다"며 "AI 칩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데 엔비디아의 성장 배경에도 AI가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와 HBM 협력을 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도 언급했다.
강연이 끝난 뒤 학생들의 질의 응답 시간에는 인재상이나 SK하이닉스 입사를 묻는 질문도 줄을 이었다.
한 학생은 "진로를 정하기 위해 이번 강연을 신청하게 됐다"며 "학부생인 저도 SK하이닉스에 입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곽 사장에게 질문했다.
이에 대해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강점 중 하나가 구성원들의 소프트랜딩(연착륙)을 돕는 멘토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저희 전문가들이 학생의 멘토를 맡아 상담을 돕겠다"고 환영했다.
한편 이날 강연 현장에는 180여명의 카이스트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온라인으로는 1000여명의 학생이 강연을 들었다. 곽 사장은 다음달 2일 모교인 고려대를 찾아 강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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