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경 과기차관 "대통령 'R&D 예산 건드리지 말라'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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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국가 R&D(연구·개발) 예산은 건드리지 말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공식 지시 상황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이 R&D 예산 삭감보단 배분에 중점을 두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조 차관은 윤영찬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R&D 예산 삭감 관련 질의를 받고 "정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가과학기술 원로들과 오찬을 통해 '나눠먹기식 R&D 예산 배분' 지적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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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국가 R&D(연구·개발) 예산은 건드리지 말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공식 지시 상황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이 R&D 예산 삭감보단 배분에 중점을 두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조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대상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비공개 대화 내용'을 이같이 밝혔다.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11명과 야권 성향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국가 R&D 예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문제제기한 데 따른 발언이다.
조 차관은 윤영찬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R&D 예산 삭감 관련 질의를 받고 "정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예산은 대통령실에서 건드리지 않았다"며 "제가 차관으로 올 때 대통령과 말씀을 나눴을 때 '예산은 건드리지 마라, 예산을 건드리려는 게 아니고 이거를 잘 배분해서 제대로 쓰게하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가과학기술 원로들과 오찬을 통해 '나눠먹기식 R&D 예산 배분' 지적을 들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난 6월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먹기, 갈라먹기식 R&D는 원점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R&D 국제협력은 세계적 수준의 공동 연구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당시 조 차관은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으로 있었고, 하루 뒤인 29일 과기정통부 차관으로 '전진 배치'됐다. 이를 기점으로 과기정통부는 두 달간 R&D 예산을 재심의하고, 내년도 예산을 올해 대비 5조2000억원(16.6%) 깎은 25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조 차관은 "저도 중간에 (원로오찬에서) 재정전략회의에 가는 과정은 저희(과기정통부)한테 다 공개하지는 않는다"며 "그 사이에 어떻게 이런 결정이 됐는지 사실은 저희도 그날 당일 알았고, 대통령께 직접 여쭤보진 못했다"고 했다.
그는 "(예산 당국자에게) R&D 예산은 건드리는 게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됐냐고 물어봤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예산을 가지고라도 이걸 해야 우리가 구조개혁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희가 굉장히 절박한 마음으로, 아시겠지만 과학기술이 아니면 더이상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저희가 시스템을 제대로 혁신해야 되는데 제가 (R&D 사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게 월권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윤 의원이 '윤 대통령은 건드리지 말라고 했는데 (R&D 조정) 과정이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어느정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조 차관은 이날 R&D 카르텔 관련 발언에 대응할 내용들을 노트에 빼곡히 적어오기도 했다. 관련 내용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일부 내용이 공개됐다.
세종=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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