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DP·車` 호황… 삼성·LG·현대차, 3분기 실적 날았다[제조 빅3, 경기회복 기지개]

장우진 2023. 10. 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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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영업익 예상보다 6000억 ↑
반도체 부문 적자도 3조대 줄어
현대·기아차, 영업익 6.3조 추정
LG도 실적호조… 9967억 기록

전날 LG전자에 이어 11일 삼성전자도 '깜짝 실적'을 내면서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로 이어지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수출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 자동차 업종의 대표주자인 현대자동차·기아 역시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과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는 '제조 빅3(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가 동시에 경기 회복의 신호탄을 쏜 셈이다.

다만 미국 정부의 통화긴축 정책에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간 무력 충돌이라는 돌발 변수로 이미 상승세인 금리와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아직은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5000억원, 기아는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33%, 260% 급등한 실적이다.

작년의 경우 세타2엔진에 대한 품질비용을 현대차 1조3600억원, 기아가 1조5400억원을 각각 반영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올해 실적은 작년을 웃돌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현재 국내 완성차들은 수출 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선두엔 현대차가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완성차 5사의 수출액은 520억7600만달러(69조7700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35.8% 증가했다.

작년 연간 자동차 전체 수출액이 540억670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역대 최대치 경신이 유력하다.

올 상반기 호실적의 배경은 고부가 차종 확대 등 영업환경 개선에 더해 고환율 효과도 꼽힌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환율 효과로만 9580억원, 기아는 6510억원의 영업이익 효과를 봤다.

올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10.95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 하락한 점이 변수지만 전체 실적을 흔들 정도는 아닐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올 3분기 우호적인 가격 환경, 지역·제품 믹스(고부가 확대)와 환율이 수익성을 견인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작년 일회성 품질비용을 감안하면 실적 영업이익 증가율은 26%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거두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줬다. 삼성전자는 3분기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조8000억원 수준)를 상회하는 성적표다.

전날 잠정실적을 내놓은 LG전자 역시 전년 동기보다 33.5%나 증가한 99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깜짝 실적'을 보여줬다.

자동차와 함께 주력 수출품목으로 꼽히는 모바일과 디스플레이에서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여기에 차기 유망 수출품목으로 꼽히는 자동차용 전장부품 사업의 성장세도 이 같은 전자 투톱의 실적 호조에 이바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수출부진의 요인으로 꼽혔던 반도체의 적자규모가 다시 줄어들고 있는 점은 삼성전자 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희망 요인이다. 지난해까지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었다.

업계에서는 올들어 4조원대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분기 영업손실이 3분기에 3조원대로 줄어들었고, 4분기에는 2조원 안팎까지 축소될 것으로 추정했다.

오는 26일 3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 SK하이닉스 역시 전 분기보다 적자폭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 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여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면서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월 3.2~3.3% 선에서 이달 4일엔 4.1%까지 치솟아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간 무력 충돌이라는 국지적 변수로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국내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이미 유가는 올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올 6월 배럴당 70달러 초반에서 지난달 말엔 96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이날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부분의 품목에서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이 일부 회복돼 제조업의 부진이 완화됐다"면서도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돼 대외 불확실성은 상존한다.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하면서 경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돼 소비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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