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입시 돌고돌아 통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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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있어 획일화만큼 비교육적인 게 없습니다.
학생들의 소질과 관심이 저마다 다른데 어떻게 이걸 하나로 통합하겠습니까.
국가교육위가 심도 있게 논의해 일관성 있는 정책이 되도록 방향을 잡기를 바랍니다.
학생들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평가는 공정하게 하려는 게 쉬운 게 아님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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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있어 획일화만큼 비교육적인 게 없습니다. 학생들의 소질과 관심이 저마다 다른데 어떻게 이걸 하나로 통합하겠습니까. 애초 획일화니 통합이니 하는 것은 평가자의 편의 중심이라고 봐야 합니다. 평가자는 아무래도 복잡한 것보다 통일된 것이 작업하기 좋으니까요.
교육부가 지난 10일 대입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수능의 선택과목을 없애고 내신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줄이는 게 핵심입니다. 수능시험은 현재 국어 수학 등 선택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하면서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안은 다시 과거에 있었던 통합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애초 고교 1학년 9등급 상대평가, 2학년부터는 절대평가만 하기로 했던 내신 평가는 모든 학년에 상대평가를 병기하도록 했습니다. 내신 평가는 학생 수 감소로 현 9등급을 5등급으로 줄이도록 했습니다.
이번 개편안은 현 중학교 2학년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이를 반영합니다.
2028학년도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학생들이 보는 첫 대입입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생처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듣고 일정 과목을 이수하면 고교를 졸업하는 제도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유지되려면 과목별 유불리를 해소할 수 있는 절대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상대평가를 도입했습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선 학교에서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심리나 환경을 가르칠 교사가 없어 다른 과목 교사를 투입해 땜질하는 게 현실입니다. 교육당국은 강사를 활용하겠다고 해놓고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기존 교사를 놀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선택과목의 대부분이 3학년 때 개설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수능시험 준비에 바쁜 학생들이 수능 시험에 나오지 않는 과목을 듣고 있겠습니까.
이런 문제를 개선한다고 내놓은 제도가 고교학점제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 된다면 학생과 학부모는 헷갈립니다. 고교학점제를 점점 없애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개편안을 보면서 결국 아이들만 실험 대상이 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면밀히 검토해 제도를 시행해야지 일단 해보고 고쳐보자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오죽하면 학부모들이 입시제도를 손대지 말라고 하겠습니까.
입시 제도는 정답이 없는 난제입니다. 그래서 자주 바꿔서는 안 됩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기존 제도를 뜯어고치려는 생각은 아이들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교육은 교육자에게 맡겨야지 정치인이 좌지우지 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국가교육위가 심도 있게 논의해 일관성 있는 정책이 되도록 방향을 잡기를 바랍니다.
학생들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평가는 공정하게 하려는 게 쉬운 게 아님을 압니다. 그래서 입시 제도는 가장 보수적으로 시행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말 그대로 백년대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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