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블록체인 선진국 되는 비결

블록체인과 국가
이건호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비트코인이 등장한지 15년이 지났다. 하지만 블록체인 관련 용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전문가가 아니면 방법론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코인이나 토큰에 대한 관심도 투기와 호기심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니 자신이 보유한 코인이나 토큰의 용도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것이다. 한 때 블록체인 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변화시킬 혁신적 기술로 각광받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오히려 '코인을 한다'는 것만으로 가짜 돈을 거래하는 범죄자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꾼으로 매도당하기 십상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에 접목한 디파이(Defi)의 경우 사기꾼들의 난장판으로 변질되었다. 대체불가토큰(NFT) 역시 사취와 자금세탁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블록체인 생태계의 미래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개발자와 운영자, 투자자, 정책입안자들의 본질에 대한 몰이해와 동상이몽이 빚어낸 아픈 현실이다.

책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 '위기 속 기회'가 될 블록체인 기술을 통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블록체인과 국가와의 관계도 고찰한다. 특히 저자는 탈(脫)중앙화에 주목한다. 탈중앙화는 블록체인 기술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지만 국가의 도움 없이는 블록체인을 통한 탈중앙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은 15장으로 구성돼 있다. 화폐의 탈중앙화, 블록체인 생태계, 탈중앙화 경제의 현주소, 기반 블록체인의 개념, 현실세계 자산의 토큰화, 디지털자산 거래시장과 증권시장의 통합 가능성, 국내 중앙화거래소 제도의 문제점 등을 다룬다.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상세하게 짚어준다. 저자는 금융혁신연구회 대표이자 KDI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다. 조흥은행 및 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국민은행장을 역임했다. 앞서 '비트코인의 방법', '탈중앙화와 크립토시스템', '코인의 과거, 현재, 미래' 등 암호화폐 3부작을 출간한 바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