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적 개인' 기반으로 한 거시 모델 만들어…MIT 교재에도 실려

2023. 10. 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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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을 장려해 국가를 풍요롭게 하고 공정한 분배를 통해 백성을 이롭게 하고자 했던 정약용 선생을 기리는 다산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돼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개인의 선택은 경제구조와 상호작용을 통해 거시경제의 형태를 결정한다.

이질적 경제주체로 구성된 일반균형모형을 구축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인의 행동과 거시경제의 형태를 분석하는 것이 제 연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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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9주년 '다산경제학상'
제42회 茶山경제학상 수상
김선빈 연세대 교수
'동질적 인간' 가정에서 벗어나
개인의 행동과 거시경제 분석
시장엔 늘 마찰적 요인 발생
모두가 합리적 결정하려해도
최적의 선택 힘든 상황 발생
△1968년생 △1991년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1995년 고려대 경제학 석사 △200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2001~2006년 캐나다 콩코르디아대 경제학과 조교수 △2006~2009년 고려대 경제학과 조·부교수 △2009~2012년 연세대 경제학부 부교수 △2012~2013년 미국 로체스터대 방문교수 △2012년 청람상 △2014년 초헌학술상 △2021년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 위원장 △2022년 한국경제학회 부회장 △2012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과학기술을 장려해 국가를 풍요롭게 하고 공정한 분배를 통해 백성을 이롭게 하고자 했던 정약용 선생을 기리는 다산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돼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다산 선생은 당대 사회적 모순을 치열하게 고민한 사상가이자 그것들을 깨뜨리고자 했던 운동가였다. 제가 그런 분의 이름을 딴 상에 걸맞은 학문적 업적이 충분한 연구자인지 모르겠다.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문제의 중심에서 한발짝 물러나 사람들의 경제 행위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정도를 해왔는데 한 일에 비해 과분한 칭찬을 받는 느낌이다.

저는 경제를 구성하는 개인의 행동과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의 마찰적 요인의 상호작용을 연구해왔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가장 높은 임금을 받을 때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노동시장에 좋은 일자리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므로 내키지 않는 일자리에서도 일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직장에선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자신이 원하는 시간만큼만 일할 수도 없다. 즉 노동시장의 마찰적 요소 때문에 개인의 노동공급에 대한 의사결정은 제약된다. 사람들은 장래에 자기 소득이 불규칙하게 변하더라도 소비는 일정하게 유지하고 싶어 한다. 모든 소득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금융상품이 있다면 소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자본시장은 그렇지 못하다. 미래의 소득 변화를 제한된 범위에서만 대비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여분의 저축을 하게 된다. 즉 자본시장의 불완전성이 소비를 제약하는 경우다. 저축과 노동공급은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자본과 노동 투입에 해당하므로 생산에 영향을 미치며 거시경제를 형성한다.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개인마다 다르다면 문제는 훨씬 복잡해진다. 얼마나 일을 잘하는 사람인지, 얼마나 재산이 많은지에 따라 몇 시간 일하고 얼마나 많은 노동소득을 벌 수 있을지, 그중에서 얼마를 소비하고 나머지를 저축할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 보다 구조적으로 마찰적 요인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의 강도가 다르다. 가난한 사람은 무조건 일해야 먹고 살 수 있지만 부유한 사람은 좋은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버틸 수 있다.

마찰적 요소들이 개인의 선택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사람들 간에 소득과 재산의 불평등을 초래해 경제구조를 변화시킨다. 개인의 선택은 경제구조와 상호작용을 통해 거시경제의 형태를 결정한다. 이질적 경제주체로 구성된 일반균형모형을 구축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인의 행동과 거시경제의 형태를 분석하는 것이 제 연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마찰적 요인은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며 계속 변화한다. 역사적 문화적 전통이 다른 사회마다 마찰적 요인의 종류와 강도가 다른 것은 당연하며 그에 따라 경제적 결과도 다르게 나타난다.

여러 나라의 사례로부터 마찰적 요인이 작동하는 공통적인 방식을 발견하고 개인의 선택과 거시경제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연구해왔고 여러 탁월한 공저자들의 막대한 도움 덕분에 여러 편의 논문을 작성할 수 있었다. 일부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술지에 게재되는 행운을 누렸다. 최근에는 그간의 연구에 조세재정정책을 도입하고 최적의 정책을 탐색하는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감사하고 싶은 분이 많다. 먼저 은사이신 고려대 이종화 교수님께 깊이 감사한다. 내게 연구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길을 열어주셨다. 박사 과정 지도교수로서 연구자가 갖춰야 할 많은 것을 세심히 지도해준 리처드 로저슨 교수께 감사한다. 서울대 장용성 교수는 내가 유학하던 학교에 조교수로 부임해 처음 만난 이후 지금까지 내 연구 대부분의 공저자로 연구의 방향을 이끌어줬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남편을 위해 헌신해준 아내에게 가장 크게 감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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