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10주년 포럼 코앞인데…중동 정세 악화에 울상
일대일로 통해 중동 국가들과 경제.외교적 성과낸 중국
이-팔 전쟁으로 정세 악화…중동 국가 참여도 떨어질 듯
코앞에서 전쟁벌어진 국가 대상으로 성과 자축도 부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대외 확장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10주년을 맞아 오는 17일부터 수도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정상포럼이 열린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전쟁으로 일대일로 참여국들이 다수 포진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며 이번 정상포럼에 중동 국가들의 참여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은 일대일로의 고품질 공동 건설과 공동 발전, 번영을 위한 공동 노력을 주제로 17일부터 18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또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며,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귀빈들을 대상으로 환영만찬과 양자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일대일로는 중국을 시작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을 육.해상으로 잇는 신(新)실크로드 사업으로 시 주석이 지난 2013년 권좌에 오른지 6개월 만에 발표한 구상이다.
중국은 실크로드 선상에 위치한 국가들과 단순 경제협력을 넘어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 공동체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에따라 신흥경제국이나 개발도상국, 저개발국 등이 많은 중동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집중 공략 대상이 됐고, 지난 10년 동안 152개국과 32개 국제기구가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특히,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과 중동 국가간 교역액이 크게 증가했는데 지난해 양측간 전체 교역액은 4,314억 달러(약 572조 원)로 일대일로 시작 전과 비교해 10년 동안 2배 가량 늘었다.
또, 지난 3월에는 중동의 두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국교 정상화에 합의하는 등 일대일로는 경제.외교적 성과로 이어졌다.
이렇게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자 이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지난달 인도-중동-유럽을 철도와 해운으로 연결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 회랑'(IMEC·India-Middle East-Europe Economic Corridor) 출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과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인도와 전통적인 우방 유럽 외에 친중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중동 국가들을 해당 경제 회랑에 끌어들인 것은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대일로 10주년을 맞아 정상포럼을 열고 미국이 보란듯이 일대일로의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던 중국의 계획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전쟁이라는 돌발 상황으로 인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전쟁은 단순히 두 국가 사이의 분쟁이 아니라는 점에서 중동 전체의 정세를 급격히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이란의 하마스 지원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또, 시리아와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는 등 점차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따라서 이같은 지정학적 정세 악화 영향으로 중동 국가들이 이번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대표를 파견하더라도 참여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설사 중동 국가 대표들이 예정대로 다수 참석하더라도 전쟁이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일대일로의 성과 만을 대대적으로 자축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그동안 '두 국가 방안'을 발표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전쟁이 중국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이번 포럼에 중동 국가들도 상당수 참여할텐데 10주년이라며 축제 분위기를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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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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