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군 진입 임박… 탱크 접경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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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10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경계를 탱크, 장갑차 등으로 에워싸며 지상군 진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하마스 공격의 배후 의혹이 제기된 이란의 외무장관은 11일 쿠웨이트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슬람 국가들 이스라엘 정권의 가자지구 봉쇄와 전쟁 범죄에 심각한 대응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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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0일 “우리 군에 관한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 전면적 공격을 가하겠다”며 지상군 투입을 시사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 탱크는 가자지구와 인접한 ‘232번 도로’를 지났고 군 헬리콥터가 일대 상공을 비행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둘러싼 철책 인근에 막사를 설치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확전 시나리오에 대한 비상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향후 전개될 잠재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에도 시리아, 레바논 등 인접국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또한 하마스 지원에 나서는 등 이번 전쟁이 중동 주변국으로의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마스 공격의 배후 의혹이 제기된 이란의 외무장관은 11일 쿠웨이트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슬람 국가들 이스라엘 정권의 가자지구 봉쇄와 전쟁 범죄에 심각한 대응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동맹과 힘을 합쳐 이스라엘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동 배치 명령을 받은 미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은 10일 목적지인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도착했다.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의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에 인질 구출 전문가 및 특수 부대도 파견하기로 했다.
11일 CNN 등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한 양측 합계 사망자는 최소 365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각각 1200명, 950명이 희생됐다. 이스라엘이 발견한 하마스군 시신 또한 1500명이 넘는다.
바이든 “하마스는 완전한 악”… 시리아, 이스라엘 포격 가세
전쟁 나흘째인 10일(현지 시간) 레바논에 이어 시리아 영토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포탄이 발사됐고, 이스라엘이 11일 포탄과 대전차로 이에 반격하는 등 교전이 벌어졌다. 미국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 다른 아랍국가나 무장단체들이 전쟁을 악용할 경우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며 미군 직접 개입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 “바이든, 가장 강경한 메시지로 연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악(惡) 그 자체가 세상에 풀려날 때가 있다”며 “피에 굶주린 하마스의 잔인한 공격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 최악의 광란 행위와 닮았다”고 비판했다. 약 10분 간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악’ ‘역겹다’ ‘혐오스럽다’ 같은 강경한 표현을 수차례 언급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을 향한 테러 관련해 역대 미 대통령 연설 중 가장 강경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 같은 ‘분노의 연설’은 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나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이 전쟁에 추가 개입하거나 이란 등이 무기를 지원하는 양상으로 확전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 항공모함 ‘제럴드포드’가 10일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도착한 데 이어 이번 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 전단을 항모 전단을 이스라엘 해역으로 추가 전개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마스(대응)를 위해 항공모함을 움직이지 않았다”며 “전쟁을 확대하려는 국가나 행위자에 분명한 억지 메시지를 보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란 배후설’에 대해선 “이란은 광범위한 의미에서 이번 공격에 공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내 다른 세력이) 현 상황을 악용한다면 미국의 단호한 대응을 불러올 것”이라며 직접 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 ‘시아파 벨트’로 확전 조짐
이스라엘과 4차례 전쟁을 치른 ‘앙숙’ 시리아 영토에서는 10일 이스라엘로 박격포가 날아왔다. 이스라엘방위군(IDF)는 이날 “대포와 박격포로 발사 원점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 발발 뒤 양측 간 교전은 처음이다. IDF는 11일에는 레바논 측의 대전차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 지도자 압델 말렉 알 후티와 이라크 시아파 정치 단체 수장 알 아미리도 10일 “미국이 가자지구 문제에 개입하면 미사일과 드론 등을 발사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레바논에 기반을 둔 헤즈볼라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직후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점령지를 공격한 바 있다.
‘배후’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은 아랍권 국가들에 ‘반(反)이스라엘’ 진영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이안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쿠웨이트 정부 측과의 통화에서 “이슬람 국가들이 가자지구 포위망을 허물고 더 심각하게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원이 강화되면서 사실상 중동전쟁에 더 많은 아랍국이 개입하는 전선 확대를 요청한 것이다.
이번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 하마스 양측을 비판하며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튀르키예도 “미국의 지원은 가자지구의 대량학살만 불러올 뿐”이라며 미국 비판에 가세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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